[월드컵] "생산성 떨어질라" 기업들 월드컵 대책 고심
경기 스케줄 맞춰 출퇴근 시간 조정
TV 설치해 아예 경기중 휴식시간 줘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주요 기업들이 한달에 걸쳐 펼쳐지는 월드컵 기간 동안 생산성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광적인 팬이 많은 영국의 경우 출퇴근 시간을 경기 스케줄에 맞춰 조정하거나 회사 내에서 TV중계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남미의 파라과이는 아예 대통령이 나서 이탈리아전이 벌어지는 월요일 오후에 한해 공무원 휴무를 지시하기도 했다.
월드컵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낮은 미국도 올해는 예전과 달리 분위기가 달아 오르고 있다. ESPN3를 통해 중계된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개막전 경기를 시청한 미국인 수가 ESPN3 중계 역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조사에 따르면 축구의 종주국인 영국은 월드컵 기간동안 평균 약 10억 파운드(미화 14억5000만달러)의 생산성 손실을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근무시간 중 경기가 있을 경우 남성 근로자는 반 이상 여성 근로자는 21%가 TV경기를 볼 의향이 있다고 대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마트 영국 지사는 직원들이 월드컵 경기 참관을 위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다녀올 수 있도록 최고 2주까지 무급휴가를 제공하고 있다.
중남미계 직원을 많이 고용하고 있는 남가주지역 한인 업주들도 월드컵 기간 동안 이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히스패닉 근로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봉제업계의 경우 남아공과 멕시코의 경기가 벌어졌던 지난 금요일 상당수 직원들이 지각을 하는 등 생산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업주들은 오는 17일(목) 오전 11시30분에 열리는 프랑스와 멕시코전 22일(화) 오전 7시에 열리는 멕시코와 우루과이 전에 대비해 작업장 내에 TV를 설치하거나 아예 2시간 정도 전체 휴식시간을 주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중이다.
한인봉제협회 김성기 회장은 "월드컵 기간이 되면 봉제업계의 경우 히스패닉 직원들이 많기 때문에 생산성에 지장을 받는다"며 하지만 "어차피 경기를 구경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다 같기 때문에 최대한 회사측에서 TV시청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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