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메시 vs 박지성 '재대결'
2차전 승부, 중원에서 갈린다
17일 한국-아르헨전
한국 축구대표팀의 '핵심' 박지성(29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지구상 최고의 축구선수'로 불리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2ㆍ바르셀로나)와 운명의 한판 대결을 앞두고 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서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한 한국은 17일 오전 4시30분(LA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이 아르헨티나를 잡으면 사실상 16강행을 확정짓는다.
나이지리아와 1차전에서 압도적인 경기내용을 보이며 1-0으로 승리한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임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축구 관계자들도 1차전 직후 '가장 위험한 팀 중 하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이 상대했던 그리스보다 몇 수 위에 있는 팀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으로선 메시의 발을 얼마나 묶느냐에 승부의 관건이 달려있다.
아르헨티나전에서 대표팀은 박지성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우고 미드필더 숫자를 늘린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설 게 유력하다.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리아와 1차전에서 메시를 원톱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밑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고 좌.우에 앙헬 디 마리아(벤피카)와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를 내세운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한국전에서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과 메시의 중원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지성은 소속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메시에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2008년 4월29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서 풀타임을 뛰며 메시를 봉쇄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1-0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던 박지성은 오른쪽 날개 메시를 꽁꽁 묶었다.
메시가 중앙 미드필더로 옮기자 박지성도 똑같이 자리를 옮겨 메시를 무력화했다. 박지성은 이날 무려 1만1962를 뛰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 첫 판에서 박지성은 골까지 터트려 기세가 더욱 올랐다. 본인도 "이젠 매 경기 골을 노리겠다"고 말할 정도로 욕심을 내고 있다. 나이지리아전에서 종횡무진 맹활약을 펼친 메시는 골 맛은 보지 못했지만 상대 수비수를 허무는 화려한 드리블과 동료의 움직임에 맞춰 구석구석 찔러주는 패스는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메시는 화려한 드리블로 기본적으로 상대 선수 3-4명은 끌고 다니며 재치있는 일대일 패스로 수비벽을 허물고 슛 기회를 만들어갔다. 나이지리아는 전담 마크맨을 두지 않는 대신 메시가 볼을 잡으면 순간적으로 2-3명이 에워싸며 봉쇄에 나섰지만 메시는 주변 동료를 이용해 압박을 풀어나가는 영리한 플레이를 했다.
박지성은 "메시를 막으라면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상대해야 할 것은 메시가 아니라 아르헨티나"라며 메시에게 매몰된 수비보다는 하나의 팀으로 막아서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원용석 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