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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팔래치안 산맥 넘어 워싱턴 눈앞

'웨스트버지니아 환영' 간판 보며 '두려움'…체력 고갈로 몸무게 줄어도 의지로 극복

예상했던 것보다 심하다. 동부의 등줄기 애팔래치안 산맥 구간은 대륙횡단 막바지에 접어든 권이주(64)씨를 여러 형태의 장애물(?)로 힘들게 했다.

계속되는 오르막과 내리막길은 물론이고 산중에 쏟아지는 폭우, 거기에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짙은 안개까지. 이에 더해 RV 캠핑장이 한 군데밖에 없어 캠핑장에서 당일 뛰는 지점까지 최고 90마일까지 밴차량으로 이동해 다시 뛴 뒤 캠핑장으로 돌아가는 것을 반복해야만 했다.

권씨는 “죽을 뻔했다”는 말로 이번 구간의 고됨을 표현했다. 산맥 구간은 약 200마일 정도다. 권씨는 11일까지 2774마일을 달렸다.

이번주 구간을 날짜별로 정리했다.



6월 5일=11번째로 통과하는 주인 웨스트 버지니아로 향하기 위해 아침 일찍 출발했다. 어둠을 뚫고 동쪽을 향해 달리다 보니 동이 틀 무렵 ‘웰컴 투 웨스트버지니아’란 간판이 보였다. 반가움도 잠시 뿐이었다. ‘이제부터 애팔래치안 산맥이 펼쳐지겠구나’ 두려움이 뒤따라 왔다.

US50번 도로를 따라 달렸다. 평지가 없다. 오르면 내려가고 또 오르면 내려가고…. 높은 기온에 습도까지 높아 몸에서 열이 많이 났다.

몸무게가 줄어들고 있다. 거리를 줄여야 할 것 같다. 에너지 음식을 섭취하는데 신경을 써야겠다.

6월 6일=웨스트 버지니아는 산맥이 전부인가? 새벽에는 안개가 자욱했지만 어느새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옆 시냇물은 부풀어올라 넘쳐나기 시작했다. 아직 600마일을 더 달려야 한다. 그래도 오늘은 몸 상태가 좋았다.

6월 7일=애팔래치안의 고갯길은 달리는 나를 괴롭게 한다. 가도가도 우거진 숲뿐이다. 마지막 종반전에 넘어가야 할 시련일까. 체력이 고갈돼 몸무게가 줄어들고 있다.

125파운드의 몸무게가 2000마일 이후 지점부터 조금씩 줄어들더니 지금은 118파운드까지 떨어졌다. 해낼 수 있을까? 의지력과 끈기만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오직 자기 자신을 이기는 길 뿐이다.

6월 8일=새벽 3시 20분 RV 캠핑장을 출발해 90마일이나 자동차로 이동해 어제 구간을 끝낸 지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 6시가 넘어서야 도착했다. 좁은 산길이라 빨리 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팔래치안 산맥은 마의 구간이다. 이 구간은 마라톤 완주의 분기점이 될 것 같다. 굽이굽이마다 돌고 돌아 산마루까지 올라가는 나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갓길도 없어 위험하다.

6월 9~10일=9일은 캠핑장에서 55마일, 10일은 20마일 정도를 뒤로 가서 달려야만 했다. 비가 많이 내렸다. 죽을 것 같았다. 이렇게 힘들다면 끝까지 과연 해낼 수 없을 것 같다는 나약한 질문이 수천번 반복됐다.

하지만 가야 한다. 이번 산맥만 넘으면 거의 다 온 것이다. 끝까지 힘을 내자.

6월 11일=뉴욕한인마라톤클럽 염기섭·유세형·이덕재 회원이 오늘부터 주말까지 함께 뛰기 위해 왔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지난 주말 왔었던 최영각·최리숙 부부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뉴저지 홀리네임병원, "권씨 회복 돕겠다"

오는 25일 맨해튼 유엔본부에 입성하면서 대망의 대륙 횡단을 마무리 짓는 권이주씨를 위해 뉴저지 티넥의 홀리네임 병원이 ‘재활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한다.

병원 측은 현철수(내과)·다니엘 유(정형외과)·공예경(재활)·스티브 김(심장내과)·노혜수(당뇨·내분비) 등 전문의들로 구성된 재활의료진을 구성, 권씨의 회복을 도울 예정이다.

운영위원회는 또 15일부터 권씨의 차량 운전 및 이메일 전송 등 컴퓨터를 담당할 자원봉사자를 급히 구하고 있다. 영어 구사가 가능한 한인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운영위원회는 이번주 300달러를 새로 기부 받은 가운데 지금까지 총 4만5645달러가 모였다. 후원 및 관련 문의는 718-463-4200, 646-773-9944 또는 홈페이지(go2marathon.org).

다음은 신규 후원자 명단(11일 현재·달러)

▶김순연 100 ▶강익조 200

현장취재: 제시카 차
사진: 김종호 사진가
정리: 강이종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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