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시-140] 깃발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哀愁)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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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치환(1908-1967)
호는 청마(靑馬). 경상남도 충무(통영)에서 한의사의 8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연희전문학교 1년 중퇴 후 사진관을 운영하다가 통영협성상업학교 교사를 지냄. 극작가인 형 동랑 유치진이 활동하던 동인지 ‘토성’에 시를 발표, 부산과 통영을 오가며 동인지 ‘생리’를 발간했다. 1931년 문예월간에 ‘정적’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 1939년 첫 시집 ‘청마시초’ 펴냄. 초대표작으로 ‘행복’‘그리움’‘쫓겨난 아담’ 등이 있다. 1967년 교통사고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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