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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 [Book] 다빈치 작품이 중국 자료 본 뜬 짝퉁이라고?

몇 해 전 선보인 『1421 중국 세계를 발견하다』의 속편인데 부제가 이렇다. '중국의 정화 대함대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불을 지피다.' 아무리 천하의 멘지스라지만 이런 주장을 펴도 될까? 파격의 내용은 이렇다. 1421년에 이어 1434년 중국 명나라 정화(鄭和)제독이 이끄는 함대의 세계일주가 펼쳐졌다. 당시 대함대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교황 유게니우스 4세를 알현하고 지리.천문.수학.인쇄술에서 철강제조법.무기를 전했으며 그 중국 발(發) 지식자본이 서구 르네상스의 원동력이 됐다.

저자는 말한다.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와 함께 르네상스 천재로 불려온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천재발명가라기보다는 삽화가라고 해야 하지 않나?" 즉 중국 자료를 본 따 카피한 사람에 불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구역사를 물구나무 세우는 이 책은 도발적이다.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 영화가 드물듯 『1434』도 『1421』의 정보량과 읽는 맛에는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서구역사학을 흔든 『1421』 출간 이후 소식이 여간 흥미로운 게 아니다.

1937년생 멘지스는 영국 해군 잠수함 함장 출신. 항법에 두루 밝은 그는 퇴역한 뒤 정화 대함대 역사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르면 160척 선단을 이끄는 기함은 보선(寶船)으로 불렸다. 보선은 보물선이란 뜻인데 '보물을 찾으러 가는 배'가 아니라 '현지에서 나눠줄 보물을 실은 배'라는 의미다. 그런 내용을 담은 『1421』의 등장은 실로 드라마틱했다. 말 그대로 정화가 지구를 일주했다는 내용 때문이다.

희망봉.대서양을 넘어 남극.북극 아메리카대륙은 물론 태평양을 건넜다는 주장인데 학계는 아직 모두 동의하지 않는다. "아메리카대륙까지 항해했다는 주장은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아직은 추론이다"(서울대 교수 주경철의 『대항해시대』 14쪽)는 식이다. 전편에서도 암시가 있었지만 이번 책에서 저자는 콜럼버스의 경우 중국이 만든 세계 지도를 손에 쥔 채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했음을 밝힌다. 정화에 71년 뒤진 기록이다.

탐험가 마젤란도 그랬다. 1520년 마젤란 해협에 도착했던 첫 유럽인 마젤란도 그곳에 해협이 있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 출항 전 보았던 중국 해도에서 그 사실을 확인했던 것이다. 어쨌거나 저자가 노리는 것은 "르네상스는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문명의 부활이라는 유럽중심적 역사관은 허구이거나 과장"이라는 점이다.

2개월 전 나왔던 데이비드 리버링 루이스의 『신의 용광로』란 책도 이슬람.기독교 교류사를 살피면서 기존 유럽사의 오만한 서술을 반성하고 있다. 이슬람 세계가 그리스.로마의 고전문화를 보존하였다가 이를 유럽에 전해줌으로써 르네상스에 '약간의' 영향을 준 정도가 아니라는 것 유럽의 탄생 자체가 이슬람문명의 거대한 용광로 안에서 비로소 이뤄졌다는 관점인데 『1434』과 함께 되짚어볼만한 대목이다.

조우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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