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 피를 나눈 교회…볼티모어 한인성당이 간직한 비밀
메릴랜드 볼티모어 인근 한적한 숲 속에는 한인들만을 위한 천주교회가 자리 잡고 있다.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여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지만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고풍스럽게 벽돌로 지어진 본당이 모습을 드러낸다.이곳은 바로 볼티모어 지역 한인들의 신앙적 버팀목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는 볼티모어 한국 순교자 천주교회(김용효 요셉 주임신부)이다. 1500여명에 달하는 신도들은 일요일은 물론 평일에도 본당을 찾아 기도를 드리고 마음의 안식을 찾고 있다. 신도들은 주임신부의 오랜 사목 활동을 통해 가족애와 같은 끈끈한 정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인 천주교회의 태동
볼티모어 천주교회는 1972년 볼티모어 지역의 작은 한인 공동체를 모태로 해 사목회의를 구성한 후 지속적으로 성장을 해왔다. 1989년 김용효 신부가 볼티모어 소재 성 버나드 본당의 주임신부로 임명되면서 한인 공동체가 성 버나드 성당을 인수하게 된다.
이같은 성장에 힘입어 한인 공동체는 1997년 지금의 볼티모어 천주교회 자리인 성 로렌스 성당으로 이전, ‘볼티모어 한국순교자 천주교회’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12에이커 넓이의 성당 부지 안에는 62년도에 지어진 본당 건물을 비롯, 학교건물, 수녀원 건물 및 사제관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 밖에도 바로 옆쪽엔 노인아파트 75개 동이 지어져 많은 한인 노인들에게 거주지를 제공하고 있다. 또 조그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텃밭 또한 마련돼 있다.
◇한인들의 독특한 신앙 문화
미국 성당에 속하지 않고 한인들만을 위한 보금자리가 마련된 후에는 신앙심을 위해 더욱 활발한 활동을 벌일 수 있었다. 지역 소공동체의 재구성을 비롯해 성가대, 기도회, 청년회, 연령회, 만나회, 요셉회, 바오로회, 사도회, 대건회 등 수많은 본당단체들이 만들어졌다.
또 본당의 어린이 및 청소년들을 위한 한글학교와 주일학교 등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본당에서 직접 청소년 피정 등을 개최하며 수도자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30여년간 볼티모어 지역에서 성경 말씀을 전파하고 한인 신도들의 화합을 위해 노력해온 볼티모어 천주교회는 최근 성당의 울타리를 넘어 지역사회에 더욱 뻗어나가는 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천주교회는 지난 6일 지역의 한인 노인들을 대거 초청해 함께 친목을 다지는 경로잔치를 개최했다. 기존 본당의 노인들을 위해서 개최해오던 경로잔치를 더욱 확대해 커뮤니티와 하나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새 시대 새 도약
볼티모어 천주교회는 늘어나는 신도수를 수용하기 위해 새로운 본당 건물 신축을 검토 중에 있다. 본당 조감도 및 설계안 등은 제작돼 있는 상태로 현재 교구청의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다. 총 600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본당 신축을 통해 볼티모어 한인 순교자 천주교회는 지역 커뮤니티에 더욱 열린 성당으로 다가갈 계획이다.
김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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