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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금융의 한미 인수 의미

우리금융지주의 한미은행 인수는 한국 금융자본의 본격적인 미국시장 진출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 은행들이 현지법인에이전시 등의 형태로 영업을 한 것은 오래됐지만 한인 은행을 인수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미는 한인 은행권에서 리딩 뱅크의 역할을 해 온 터라 한인 은행권 전반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양국 금융감독기관의 승인 과정이 남아있지만 이번 사례가 성공할 경우 제2 제3의 투자도 예상된다.

우선 이번 계약 성사는 한미 뿐 아니라 한인사회를 위해서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만약 협상이 실패해 한미가 위기를 맞았다면 그 충격은 미래나 아이비 보다 몇 배는 더 컸을 것이다. 수많은 투자자들의 손실은 물론 고객과 직원들의 혼란도 불가피했다. 또한 한인 경제권의 이미지 손상도 상당했을 것이다. 한인 자본으로 설립한 첫 은행의 경영권이 넘어간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실보다 득이 많은 셈이다.

한인 은행권의 새로운 변화도 기대된다. 그동안 은행권은 '한미변수'를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일부에서는 인수를 위한 물밑 작업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미에 문제가 생길 경우 동반 신뢰 하락의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계약으로 이런 우려감은 사라졌다. 또한 은행권의 화두였던 메가뱅크의 탄생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우리금융은 1분기 말 현재 자산 규모가 325조4000억원(약2700억달러)에 이르는 한국 2위의 금융업체로 미국 대형은행들과도 경쟁할 만한 몸집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경영권을 확보한 우리금융측의 일방 통행이다. 로컬 상황은 무시한채 독단으로 흐른다면 투자효과도 인수 의미도 반감될 것이 뻔하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금융은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잘 활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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