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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수첩] '식구'도 등 돌렸나

LA한인회 이창엽 이사장이 사임 의사를 표명〈본지 5월20일자 A-1면>했다.

최근 한인회장 선거 파행으로 선거관리위원회와 스칼렛 엄 회장이 연일 맹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사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본지의 사임 보도 후 이 이사장은 "어차피 30대 한인회가 출범하면 29대 이사장으로서 임기가 끝난다"며 "확대 해석하지 말아달라"는 공식입장을 밝혀왔다. 선거 파행사태와 자신의 사임을 연결짓지 말아달라는 요청이다.

속사정이 어쨌든 분명한 것은 그의 사임으로 엄 회장이 타격을 입게됐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상대적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 덕을 가장 많이 본 수혜자가 바로 엄 회장이다. 최근 엄 회장에 대한 비난이 쇄도할 때도 이 이사장은 꿋꿋이 엄 회장 곁에 서서 '의리'를 지켰다.

이 이사장이 그만두면 엄 회장 입장에서는 비난을 막아줄 방패막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한인회 안팎에서는 "식구마저 엄 회장에게서 등을 돌렸다"고 개탄하고 있다.

업무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이 이사장은 한인회가 추진해온 공공 프로젝트를 도맡아왔다.

엄 회장이 지난 2년간 추진했던 일들도 이 이사장이 뛰어준 덕이다. 하지만 주도자가 없어졌으니 프로젝트들은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이 이사장 후임자를 찾는 것도 만만치 않다.

엄 회장의 후원 세력중에는 이 이사장만큼 영어구사가 가능하고 주류사회와 인맥을 쌓고 있는 1.5세 인사를 찾기 어렵다.

이 이사장의 사임이 엄 회장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이사들의 집단 퇴진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LA한인회가 갈수록 걱정이다.

정구현 기자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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