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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신문 '한국 기러기 엄마들 자살' 심층보도 "언어문제·이웃과 갈등 등…심각한 고통"

아빠·엄마역 병행 부담…외로움도 마음의 병으로

자식들을 위해 선택한 '기러기 가정'의 길이 정작 부모에게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안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가족 자살이라는 비극으로 끝난 한인 기러기 가족 사건〈본지 5월11일자 A-5면> 이후 뉴질랜드 유력 일간지인 '뉴질랜드 헤럴드'지는 지난 15일 현지에 정착한 한인 '기러기 엄마'들을 인터뷰하면서 자녀들이 아닌 부모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 조모(44.여)씨와 두 딸(18세 13세)이 집단자살한 이후 이들의 장례를 위해 뉴질랜드에 간 남편 백모(45)씨도 자살을 택한 이 사건은 해외 한인사회는 물론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던진 바 있다.

신문은 이들 한인처럼 '자살 기도'라는 극단적 선택을 내린 김모(38.여)씨를 취재하면서 '기러기 엄마'들이 언어문제 이웃과의 갈등 외로움 등 다양한 문제들로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을 모두 해야 하는 상황도 여성들에게 생각치 못한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7세 딸을 데리고 지난 2007년 뉴질랜드에 오면서 기러기 엄마 생활을 시작한 김씨가 자살까지 시도하게 된 것은 이웃과의 불화가 도화선이었다.

지난 2008년 "도대체 무슨 음식을 하는데 마늘을 그렇게 많이 쓰느냐"며 현관문을 두드린 이웃에게 말 한마디 제대로 반박해 보지 못한 것이 마음의 병으로 번졌다는 것이다.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이웃의 으름장에 혹시나 자녀들과 자신의 신분에 문제가 발생할까봐 이후 김씨는 누가 문만 두드려도 침대 밑에 숨는 신세가 됐다. 프라이드 치킨을 사와도 "마늘 냄새가 난다"는 이웃의 비아냥은 노골적으로 계속했다.

낯선 곳에 홀로 방치돼 불안감과 두려움은 날로 증폭됐고 한국의 남편과도 사이가 틀어진 김씨는 딸의 학교 픽업과 며칠간 보살핌을 지인에게 부탁한 뒤 다량의 수면제를 입에 털어 넣었다. 다행히 지인이 곧바로 김씨의 집을 찾아 김씨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김씨는 "엄마 아내 가장 여성 이민자 등 수많은 현실적인 문제와 직면하면서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면서 "이번에 자살한 기러기 가족도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들에 얽혀 괴로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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