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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검찰, 월가와 전면전 왜] 지지부진 금융개혁법 통과 지렛대로

CDO<부채담보증권> 사기판매 입증땐 금융권에 치명타

이쯤 되면 거의 전쟁이다. 지난달 골드만삭스가 사기 혐의로 제소됐을 때만 해도 월가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골드만삭스만 손보는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연방 검찰과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월가의 주요 대형 은행을 망라하는 조사를 시작했다. 모두 파생상품인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만들거나 팔면서 투자자들을 속인 것 아니냐는 혐의를 받고 있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2005~2007년 월가의 대형 은행들이 판 CDO는 1조800억 달러어치에 이른다. 이들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엄청난 집단소송이 잇따를 수 밖에 없다.

이번 조사는 오바마 정부의 강력한 금융규제 의지가 담겨 있다. 연방 상원은 이달 중 금융개혁 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화당의 반대로 법안 처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던 차에 골드만삭스에 이어 7개 은행이 추가 조사를 받게 되면서 개혁 법안은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금융사에 대한 미국민의 반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미국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 검찰 조사는 철저히 준비된 조사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해 여름부터 조사가 진행돼 왔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검찰이 드러나지 않게 SEC를 통해 증거를 수집해 왔다고 보도했다.

앞으로 관심은 검찰 조사가 은행에서 그칠지 신용평가사로 확대될지다. 골드만삭스 때와 달리 이번 검찰 조사에는 신용평가사가 연루돼 있는지 여부도 포함됐다. 뉴욕 검찰의 설명은 일단 은행의 잘못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은행이 신용평가사를 속여서 신용평가사가 CDO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를 못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신용평가사 출신의 은행 직원이 이에 어떻게 얼마나 관련돼 있는지를 조사하려면 현직 신용평가사 직원들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해진다. 이미 신용평가사에 대한 압박은 커질 대로 커진 상태다.

무디스는 SEC의 조사를 받고 있다.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퇴직연금(캘퍼스)은 3대 신용평가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유럽연합(EU)도 신용평가사에 대한 조사와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

전쟁의 초반 주도권은 정부가 쥔 듯하다. 사기 혐의에 대해 "말도 안 된다"며 반발하던 골드만삭스가 최근 SEC와 협상에 들어간 것도 이런 분위기를 보여준다. 대형 은행들은 조사 사실을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의 첫 보도에 대해 '조사 자체가 사실 무근'이라고 발뺌하다 조사 사실이 드러나며 망신을 당하게 됐다.

검찰 조사의 구조도 검찰 쪽에 유리하다. 신용평가사는 자기들이 살려면 은행의 잘못을 밝혀야 하고 은행은 거꾸로 신용평가사의 문제를 까발려야 한다.

하지만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월가 금융사들이 그리 호락호락하진 않다. 로비력 역시 만만치 않다. 월가가 최근 2년간 뿌린 로비자금은 6억 달러 월가에 영입된 정치인.관료는 243명에 이른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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