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동창들과 뉴욕서 창업…기발한 발상으로 효과 극대화
세계 3대 광고제 2년 연속 수상…SVA 출신 박서원 ‘빅앤트’ 대표
그는 박용만 (주)두산 회장의 장남이지만 아버지의 후광으로 평가 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 최근까지 이런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단국대 경영학과를 자퇴한 후 2000년 미국에 건너가 미시간대 경영대에 다니던 중 광고에 흥미를 느껴 27세에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VA)’에서 미술 공부를 시작했다. 재학 2학년 때인 2006년 동창·후배들과 빅앤트를 설립해 광고계에 뛰어들었다.
빅앤트에선 한국·미국·프랑스·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젊은이들이 뉴욕과 서울에 나눠 근무하며 디자인·컨설팅 작업을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 20여명이던 직원을 오히려 15명 선으로 줄였다.
그는 “영화 연출, 패션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등 다방면의 창조적 작업으로 발을 넓히다 보니 많은 인원이 오히려 거추장스럽게 느껴졌다”고 덩치를 줄인 이유를 설명했다.
박 대표는 “광고 디자인을 하다 보니 뭔가를 창출해내는 창조적 작업은 업의 본질이 서로 통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소수 정예로 마케팅과 브랜딩 등 창조적 작업을 도와주는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회사 매출의 절반을 광고로 올리고 있고, 나머지 절반은 기업 브랜드 컨설팅, 브랜드 로고(BI) 및 기업 이미지(CI) 디자인 등에서 내고 있다.
이번 뉴욕 광고제 ‘원쇼‘ 수상작에 포함된 또 하나의 프로젝트는 ‘재활용 가방 프로모션’이다. 책장 옥외광고를 표현한 가로 21.5m, 세로 55m의 거대 현수막을 재활용해 에코백으로 재탄생시켰다. 지난해 말 보그 코리아 자선바자에서 공짜로 나눠줘 순식간에 동이 나는 등 호응을 얻었다.
빅앤트는 그동안 저비용으로 기발한 발상을 이용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지난해 세계 5대 광고제를 휩쓴 상은 반전 포스터였다. 가로등에 감으면 총구가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는 모양으로 ‘뿌린 대로 거두리라(What goes around comes around)’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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