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al 'His Life' was... amazing!
예수 생애 20여개 장면, 사실적 묘사로 큰 감동
연기자들 완벽한 연기…탄탄한 구성 완성도 높아
히스 라이프는 탄생에서 부활, 승천에 이르기까지 예수의 전 생애를 다룬 뮤지컬로 1989년 초연이래 5000여번의 공연과 39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구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또 미국 가스펠 뮤직협회의 그랑프리를 5년 연속 수상한 예술성과 작품성을 인정 받은 작품이다. 그러나 이전까지 캘리포니아에서는 한번도 공연된 적이 없었다. 이번 은혜한인교회 공연이 캘리포니아 미국ㆍ한인교회를 통틀어 처음 치러져 의미를 더 했다.
이번 공연을 유치한 은혜한인교회 한기홍 목사는 "우선 너무 감동적이었다. 복음적으로도 사실적으로도 잘 묘사했다"고 공연을 평했다.
또 그는 "한인교회에서 수준 높은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사실상 많지 않다"며 "기독문화의 창달을 위해 보탬이 된 것 같아 마음이 흐뭇하다"고 밝혔다.
◇뜨거운 관객 반응
관객들의 반응은 가히 뜨거웠다. 특히 2시간이 넘는 공연에도 어린이들이 흐트러짐 없이 끝까지 공연에 집중해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이 놀라게 했다.
부모와 함께 공연을 보러 온 스티븐 홍(10)군은 "1부 공연을 보고 너무 감동 받았다"며 인터미션을 이용해 로비에서 판매되고 있는 공연 DVD를 사들었다.
두 아들과 함께 공연을 보러 온 김은주(42)씨는 "아이들에게 너무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며 "큰 아이는 '브레이크 타임이 왜 있냐며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말할 만큼 공연에 몰입했다"고 말했다.
평소 뮤지컬을 자주 보러 다녔다는 김지연(37)씨는 "동부에서 공연되는 다른 뮤지컬에 비해 규모는 작았을지 모르지만 감동을 주기에는 충분히 완성도 높은 공연이었다"고 소감을 밝히고 "이런 공연을 우리 교회(은혜한인교회)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이번 공연에는 은혜한인교회 교인들 외에도 남가주 전역의 많은 한인 기독교인들이 공연을 찾았다.
부모와 함께 앞자리에 앉아 공연을 관람한 밸리벧엘교회의 레이첼 정(5)양은 "너무 재미있었다"며 "베드로가 자른 귀가 어디갔는지 모르겠다"고 해 주변의 웃움을 자아냈다.
◇교인도 참여한 완성도 높은 공연
공연의 시작은 예수가 세례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해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모습 12제자들과의 마지막 만찬 십자가에 못 박히는 모습 부활하는 장면 등 예수의 생애를 간략하면서도 사실적으로 묘사한 20여개의 신으로 구성됐다.
이번 공연은 작은 버전으로 제작되면서 뉴욕에서 온 8명의 뮤지컬 팀 연기자들과 10여명의 은혜한인교회 교인들이 힘을 합쳐 만들어냈다. 전문 연기자들은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 그리고 탄탄한 구성으로 완성도 높은 뮤지컬을 선보였다. 또 이번 공연을 위해 뮤지컬에 참여한 은혜한인교회 교인들은 일주일간의 지도와 4번의 리허설을 거쳐 완벽한 호흡을 맞추며 관객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작은 버전에 아쉬움도
하지만 이번 공연에 대한 아쉬움도 없지 않다. 작은 버전으로 제작되다 보니 8명이라는 소수의 배우들만이 참여해 한 연기자가 여러 역할을 연기해 배역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지는 요소가 됐다. 또 다른 버전에 비해 배경 장비나 장치적인 면들이 부족해 뮤지컬의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러한 열악한 환경 가운데서도 집중도 있는 공연을 선보이면서 이번 뮤지컬은 한인교회 문화 공연의 수준을 높히는 전환점이 됐다는데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지난해 완공된 후 공식적으로 첫 선을 보인 은혜한인교회 비전센터는 공연장으로 훌륭히 탈바꿈해 합격점을 받았다.
[Interview] 디렉터·예수역 '랜디 브룩스'…"21년간 예수 역할만 5천번"
29일 오전, 막바지 공연 준비가 한창인 뮤지컬 히스 라이프의 디렉터 이자 예수 역을 맡은 랜디 브룩스와를 만나기 위해 은혜한인교회를 방문했다.
“예수 닮은 사람을 찾아라”라는 브룩스씨의 말처럼 그는 예수 의상을 입지 않았는데도 단번에 그를 찾을 수 있었다. 상상해 왔던 예수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1989년 히스 라이프가 초연된 이래 21년간 5000번 이상을 예수가 됐던 남자 랜디 브룩스. 예수의 역할을 하기 위해 삶속에서도 예수를 닮아가기 위해 노력한다는 그와 공연 전, 히스 라이프와 기독교 문화 공연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 공연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은혜한인교회 공연을 위해 지난 몇달간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며 이번 공연을 준비해왔다. 히스 라이프는 우리 팀과 공연을 올리는 교회가 함께 협력해야만 만들어 낼 수 있는 작품이다."
-공연을 유치하려면 얼마나 제작비가 필요한가?
"사실 버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공연장에 따라 또 예산에 따라 공연을 맞춤형으로 제작한다. 그래서 얼마가 든다고 딱 잘라 말하기가 힘들다."
-큰 버전은 어느 정도인가?
"큰 버전은 제작비만 수백만달러가 소요된다. 2004년 서울 잠실 경기장에서 있었던 공연은 초대형 버전이었다. 라이브 오케스트라부터 모형 배 살아있는 낙타와 당나귀가 등장했다. 미국에서 데려간 연기자와 스태프만 250명에 달한다.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는데 4차례 공연동안 12만명이 찾았다."
-은혜한인교호에서의 버전은 어느 정도인가?
"이번 공연은 작은 버전이다. 그래서 공연에는 8명의 연기자와 1명의 음향전문가만이 함께 왔다. 하지만 작은 공연이라도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 무대와 조명 설치부터 4번의 리허설 등 일주일간 은혜교회와 함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또 공연을 위에서는 주차시설부터 안내 마케팅 등 다양한 부수적인 준비가 함께 수반되어야 성공적으로 치룰 수 있다."
-공연장으로서의 은혜한인교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매우 훌륭하다. 우선 아주 아름다운 예배당이라고 생각한다. 은혜한인교회 역시 이번 뮤지컬이 공연장으로서의 역할을 증명하는 중요한 자리인 것으로 알고 있다. 넓은 무대와 음향 등 공연을 위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공연동안 극장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이다."
-히스 라이프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사랑이다. 하나님의 사랑 그리고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 그것이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 전부다."
-대중문화에 비해 기독교 문화가 뒤떨어졌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실이다. 기독교 문화 공연하면 2류나 3류 정도로 생각한다. 관객들도 최고를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대중문화와의 차이를 따라잡아야 할때다. 그리고 자랑스럽게 비기독교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그런 공연을 만들어야 한다."
-한인기독교 문화 공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먼저 한국 기독교인들의 열정은 대단하다. 그들은 인력적으로 또 재정적으로 선교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아직 공연쪽에서 보면 미흡한면이 많다. 공연 홍보를 위해 한국에 갔을때 한 대형교회에 가서 찬양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교회 예배당의 크기에 비해 강단이 너무도 작다고 느꼈다. 문화 공연을 전혀 염두해 두지 않은 예배당이다."
-예수역을 표현하기 위해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사람들은 다 그들만이 상상하는 예수님에 대한 이미지가 있다. 목소리 형상 행동들…그래서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누구든지 받아들일 수 있는 모습을 찾아야 했다. 그리고 어떤 목소리로 노래하고 얘기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렇게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바로 관객들이 잘 이해할 수 있는 예수를 표현하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표현하는 예수다."
-예수의 역할을 하는데 힘든 점은 없었나
"나는 무대에 있을 때만 예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착각을 할 때가 있다. 한번은 러시아에서 공연을 하는데 백스테이지 패스를 가지고 있는 볼쇼이 발레단원이 나를 보고 달려와 '예수를 만났다'며 열광했다.
그래서 나는 예수 의상을 입었을 때는 개인적으로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 공연때 기자가 와서 말을 걸어도 이야기 하지 않을 것이다. 미리 알려주는데 좋을 듯 해서 이야기 한다."
글.사진=오수연 기자
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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