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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수첩] '돈과 이념'에 무너진 위인상

구 앰배서더 호텔 부지 내 공원의 벽면을 장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한인 위인상 동판' 제작이 없던 일〈본지 4월22일 A-5면>로 됐다.

이유는 '돈과 이념' 두가지 때문이다. 주최측인 LA통합교육구와 재개발국(CRA/LA)은 애초 한인 위인상을 콘크리트로 만들 것을 제안했지만 사업을 주도한 LA한인회측은 동판을 주장했다. 당시 통합교육구는 제작 지원금으로 9만달러의 예산이 배정돼 있었지만 예산삭감으로 지원금은 '통째로 날아가' 버렸다. 그러자 사업을 주도한 한인 인사들은 "우리가 하겠다"고 나섰다. 동판을 선택한 만큼 비용은 25만달러로 뛰었다. 추진 인사들은 그 정도는 모을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불경기로 인해 돈은 모이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돈 문제다.

이후 추진 인사들은 여기저기를 수소문했고 그러던 중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포함시키면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단체들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엔 두 전직 대통령이 '독재자' 이미지를 갖고 있어 위인에 포함되면 안 된다는 여론이 일었다. 찬성쪽에서는 '건국 대통령' '경제부흥 대통령'을 들어 별 문제 없다고 했다.

돈 마련에서 시작한 문제가 역사적 시각과 이념의 대립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옥신각신하는 사이 CRA는 "한인 위인상은 없다"고 발표했다. 변변한 상징물이 없는 한인사회로서는 아쉬운 결과다. 물거품을 비난만 하고 싶지는 않다. '어떻게 했어야 했나'. 추진 인사들이나 일반 한인들도 곰곰히 생각해 볼 문제다.

박상우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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