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 차압 사태로 빈집 늘다보니…남의 집 명의변경 '황당 렌트'
최소 12채 렌트한 사업가 적발…당국 수사나서
애너하임에서 마사지 클리닉을 운영하는 블레어 핸로는 오렌지카운티를 포함한 남가주 일대에 최소 12채의 주택을 세 주고 있다. 이들 주택은 모두 핸로의 명의로 돼 있지만 인근 주민들의 증언이나 카운티 공식 소유권 기록으로 볼 때 과거 핸로가 이 주택들을 소유한 적은 없었다.
핸로의 행각은 뒤늦게 자신의 주택에 알지 못하는 세입자가 살고 있는 것을 발견한 소유주의 신고와 새로 입주한 이들의 소란스러움 때문에 불만을 품게 된 이웃 주민들의 불평 제기 등으로 인해 드러나게 됐다.
투자자인 마크 벨린저는 핸로에게 애너하임힐스에 사 놓았던 주택을 빼앗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팔기 위해 세컨드홈을 내놓았던 벨린저는 지난 달 애리조나에서 이주해 온 가족이 자신 소유 주택에 입주하는 모습을 경찰과 함께 무력하게 지켜봐야 했다.
벨린저는 이 집의 전 주인에게서 소유권을 이전받았지만 카운티 서기국에 소유권 등기가 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핸로는 이 주택이 자신의 회사 소유임을 보여주는 서류를 경찰에 팩스로 보내 왔다.
벨린저는 "핸로가 세를 준 세입자를 내쫓으려면 1년은 족히 걸릴 텐데 모기지는 누가 내느냐"며 "집을 빼앗기게 된 것과 다름 없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애너하임 경찰국 관계자들은 벨린저와 핸로 세입자를 수 차례 만났지만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세입자마저 "난 계약에 따라 입주했을 뿐"이라며 집을 비우기를 거부하고 있다.
핸로가 세를 놓은 다른 주택들의 인근 주민들도 비어 있던 집에 새로 들어 와 사는 이들이 무단점거자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들로 인해 동네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핸로는 문제가 된 주택들을 자신의 명의로 바꾸기 위해 큇클레임 디드(quitclaim deed) 서류를 제출한 연후 그 집의 소유권을 차지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큇클레임 디드는 소유권자가 가지고 있는 모든 권리를 피수여자에게 보증하면서 넘기는 그랜트 디드(grant deed)와 권리를 단지 이전하는 것이다.
이 사건을 보도한 22일자 OC레지스터는 핸로의 사례가 부동산 관련 법의 '적대적 소유'(adverse possession) 조항을 악용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적대적 소유 조항은 무단점유자가 자신의 소유가 아닌 특정 부동산을 수년 동안 점유하며 독점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관련 세금을 납부하면 소유권을 가질 수 있다는 규정이다.
신문은 핸로의 사례가 최근 수년 사이 차압 증가로 방치된 주택이 늘어난 세태와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핸로는 레지스터측에 자신은 합법적으로 주택들을 소유하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문은 OC서기국 자료를 검토해 본 결과 전 소유주들이 핸로에게 주택 소유권을 넘겨 준 증거를 찾지 못했으며 5명의 소유주들은 핸로에게 소유권을 넘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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