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지 "불체자, 의료기관 이용 더 어려워 질 것"
요양원에도 못가는 한인 노인 사례로 보도
의료개혁서도 제외…"공공정책 개선 시급"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지는 가족들의 생활고로 병원에 홀로 방치되는 불법체류 노인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해 10월부터 2개 병원을 전전해 온 김순자(83)씨와 가족들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메디케이드 등 정부 의료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없어 요양원(Nursing Home)에 들어가지 못하는 불체 노인들이 지역 병원에 버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증 관절염을 앓고 있는 김씨는 최근 6개월이 넘는 병원 생활을 마치고 퇴원했지만 그 사이 치료비 빚은 83만달러로 늘어났다. 게다가 싱글맘인 딸이 직장을 잃은데다 몸이 편치 않아 간호가 어렵고 김씨를 돌봐오던 12학년생 손녀딸은 곧 대학에 진학하게 돼 앞날이 막막하다.
당초 미군과 결혼한 딸을 따라 방문비자로 미국을 찾은 김씨는 영주권자인 딸이 시민권 시험에 떨어지면서 불체자로 전락했고 변변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던 중 일어서지도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지난해 10월 손녀딸의 손에 의지한 채 병원을 찾았다.
병원 생활이 며칠이면 끝날 줄 알았지만 워낙 지병이 악화된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실직한 딸마저도 건강에 문제가 생겨 병원을 찾아오지 못했다. 김씨의 딸은 생활고가 이어지고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자 어쩔 수 없이 병원에서 걸려오는 '퇴원 독촉' 전화를 받지 못했다.
신문은 김씨 가족처럼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어쩔 수 없이 병든 불체자 부모를 위해 슬픈 선택을 내리는 이들이 늘고 있고 병원측도 아픈 환자를 거부하거나 일방적으로 퇴원 조치시킬 수 없어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관련 공공정책 개선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료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씨 같은 불법체류자들은 의료보험 개혁에서도 배제되면서 앞으로 의료기관 이용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프레즈노에 있는 클리니카 시에라 비스타 보건소 의사 환 루발카바는 "현재 불법체류자들에게 투약 처방 중심으로 진료하고 있지만 전문의나 응급실을 찾아야 할 때 또 거액의 의료 비용이 나올 때는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미국보건소협회의 댄 호킨스 연구원도 "새 의료보험 제도에서 배제된 사람들은 전보다 더 의료 기관 이용이 어려워지게 됐다"고 밝혔다.
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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