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털어낸 '나비스코 여왕' 박지은···스윙 바꾸고 중상위권 도약, 부활 조짐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2R
김송희 7언더 1위…첫승 예감
미션힐스 컨트리클럽 최종 18번홀에서 6피트 버디퍼트를 떨구며 캐디와 손잡고 연못에 뛰어 들었던 게 벌써 6년 전 일이다.
당시 박지은은 첫 메이저 우승 포함 2승을 거두며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다수의 골프 전문가들은 '원조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의 아성을 무너트리고 새로운 '여제'로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도 서슴치 않았다.
그 해 LPGA투어 사상 4번째로 평균 60대 타수를 기록한 선수가 되는 등 전성시대를 활짝 열어제치는 듯 했다. 하지만 그녀의 LPGA 우승횟수는 6년째 6승에서 올라가질 않고 있다. 고질적인 허리부상으로 인해 겉잡을 수 없이 추락했기 때문.
'부상을 달고 산다'는 비아냥도 들어야 했다. 어이없는 부상도 겹쳤다. 2005년 프로앰 대회서 퍼팅을 성공시킨 뒤 상대 파트너와 하이파이브를 하다 가 어깨부상을 당했다.
결국 데뷔 후 처음으로 상금랭킹 30위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해에는 나비스코 대회에서 컷 통과에 실패한 뒤 시즌을 접었고 고관절 수술을 받았다.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던 박지은이지만 이제 비로소 기나긴 슬럼프에서 빠져나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단 잃었던 장타를 되찾았다.
지난 1일 개막한 나비스코 챔피언십 1라운드서는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 278야드를 마크 전성기를 방불케 했다. 이 부문 '톱5'에 들었다.
LPGA의 대표적인 장타자 브리터니 린시컴과 불과 1야드 차이였다. 성적도 좋다. 1라운드 1언더파 2라운드 2오버파를 묶어 중간합계 1오버파 공동 23위로 중상위권을 지켰다.
박지은은 일단 두 라운드 성적에 만족하고 있다. 특히 "트레이너의 훈련이 허리에 크게 도움이 됐고 드디어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은은 개인 트레이너 고희선씨를 2007년부터 고용 현재 애리조나주 스카츠데일 집에 머물며 마사지와 얼음찜질부터 웨이트 트레이닝까지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중앙대학교 체대를 졸업 교수 추천으로 박지은을 돕게됐다는 고 씨는 박지은에 대해 "이제는 언니 동생처럼 친해졌다"며 "언니는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다"고 말했다. 고 씨는 "지은 언니가 올해에는 욕심을 내서 우승을 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은은 장비와 코치도 과거로 회귀했다. 자신의 90년대 활약상을 담은 비디오를 보면서 스윙을 예전처럼 되돌리는 데 모든 시간을 할애했다. 나이키와 스폰서 계약이 끝나 나이키 클럽을 쓰지 않고 원래 몸에 잘 맞던 '핑'으로 교체했다.
퍼터도 7년 전에 사용했던 것이라고 한다. 스윙 코치 역시 90년대에 함께 했던 마이크 러버브를 다시 기용 오리지널 폼을 완성시키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박지은은 "그동안 허리 때문에 스윙을 바꿨는데 바꿔도 허리에 이상이 오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젠 아프더라도 내 스윙을 하기로 결심했다"면서 트레이너 동생을 향해 "그러니까 오늘도 마사지 잘해달란 말야"라고 장난스럽게 부탁했다.
한편 이날 2라운드에서는 김송희가 4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7언더파를 기록하며 단독 1위에 나서며 LPGA 생애 첫 승 가능성을 높였다.
랜초 미라지=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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