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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외국 수산물' 장악…랍스터·킹크랩 수요 급증, 명태마저 러시아·일본산

작년부터 수입 다시 늘어…올해 벌써 20% 이상 증가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에선 예부터 수산물을 즐겨 먹어왔다. 제대로 차린 밥상이라면 적어도 생선 한 토막은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비만과 성인병의 원인으로 꼽히는 육류와는 달리 수산물은 요즘 '웰빙 식품'으로도 각광 받는다.

그런데 최근엔 한국인의 밥상에서 한국산 수산물은 점점 밀려나는 양상이다. 광어나 굴처럼 양식을 하는 일부 어패류를 제외하면 연근해 수산물은 갈수록 씨가 마르는 탓이다.

대표적인 예로 명태를 들 수 있다. 과거 명태의 주산지였던 강원도 동해안에선 2년 전부터 명태가 아예 자취를 감췄다.

강원도 고성군은 해마다 명태축제를 열지만 한국산 명태가 없어 러시아산을 쓴다. 대관령 황태덕장에서 겨우내 말리는 명태도 러시아산 아니면 일본산이다.

한국산 수산물의 빈자리는 자연스럽게 수입산이 차지하고 있다. 설.추석 차례상에도 중국산 조기 등 수입 수산물이 올라갈 정도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997년 10억 달러였던 수산물 수입은 2007년 30억 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08~2009년에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수산물 수입도 주춤했으나 올 1~2월에는 20% 넘는 증가세(전년 동기 대비)로 돌아섰다.

지난해의 경우 총 27억 달러어치의 수입 수산물 중 중국산이 8억2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러시아.베트남.일본.미국산의 순이었다.

반면 수산물 수출은 지난해 15억 달러에 그쳐 12억 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랍스터.킹크랩 같은 갑각류는 아직 수입 물량은 많지 않아도 선호도는 높은 편이다. 랍스터는 한때 호텔이나 전문 레스토랑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고급 요리였지만 최근 대중화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말 대형 마트들이 경쟁적으로 랍스터 할인 판매에 나선 이른바 '랍스터 전쟁'이 계기가 됐다.

랍스터는 대서양 연안의 미주 대륙에서 고르게 잡히지만 찬물과 더운물에 사는 것은 종류가 다르다.

한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은 북대서양의 차가운 바다에서 잡은 랍스터로 집게가 큰 것이 특징이다. 주산지는 캐나다 동부 뉴펀들랜드.노바스코샤.퀘벡과 미국 동북부 메인주 연안이다.

수온이 낮고 수심이 깊을수록 살이 통통하고 쫄깃한 맛이 난다고 한다. 반면 중남미 연안의 더운 바다에 사는 랍스터는 집게 대신에 더듬이가 발달했고 살이 물러 맛이 떨어진다.

북대서양산 랍스터는 5월 초부터 6월 말까지 잡힌 것을 최고로 친다.

보스턴에 본사가 있는 갑각류 전문 업체 입스위치(Ipswich)의 판매 담당 매니저 마이클 가네는 "갑각류는 자라면서 껍데기를 벗는 탈피를 하는데 랍스터는 탈피 직전인 봄에 껍데기가 단단한 상태가 가장 맛있다"며 "가을에도 랍스터를 잡지만 이때는 탈피 직후여서 껍데기가 무르고 요리하면 속살이 쪼그라들기 쉽다"고 소개했다.

무게도 랍스터의 품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미국.캐나다에선 450g에서 1.5㎏의 중간 크기 랍스터를 많이 먹는다.

1㎏짜리를 찌거나 삶으면 대략 200~250g의 속살을 얻을 수 있다. 450g 이하의 작은 것은 요리를 하면 별로 먹을 게 없다. 주로 캔에 들어가는 가공용으로 싸게 팔린다.

새우도 한국산 공급이 급격히 줄면서 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수입산이 주류를 이룬다. 이 밖에 알래스카산 연어와 대게(Snow Crab) 태국산 주꾸미 칠레산 홍어.전복 페루산 오징어 미국산 꽃게 등도 한국인의 밥상에 자주 오른다.

미국과 한국의 대형 유통업체를 상대로 무역업을 하는 굿맨파트너스의 권태형 대표는 "미국 등에서 살아 있는 수산물을 항공편으로 한국에 보내면 짧게는 24시간이면 통관까지 마칠 수 있다"며 "이 정도면 한국에서 활어를 물차로 실어 나르는 것과 시간상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항공운임을 포함해도 수입 수산물은 충분히 가격 경쟁력이 있다"며 "관건은 한국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는 좋은 품질의 상품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복잡한 유통 단계 줄이기가 과제

수산물은 한국산과 수입산을 막론하고 유통 단계가 복잡한 편이다. 기본적으로 가락동.노량진 등 도매시장을 통해 거래되기 때문이다.

도매시장의 장점은 대규모 물량을 안정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것이지만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가격이 비싸지는 단점도 있다.

어민들이 산지에서 수산물을 잡거나 기르면 중간 수집상이 사 모은 뒤 도매시장 중도매인을 통해 경매에 부친다.

이어 도매상을 경유해 최종적으로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려면 대부분 6~7단계의 유통 과정을 거치게 된다. 수입산은 현지 업체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한두 단계가 더 붙기도 한다.

가격에 민감한 백화점.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고 산지와 직거래에 힘을 쏟고 있다.

유통 단계를 줄일수록 조금이라도 싼값에 상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직거래는 한국산부터 시작했으나 올해부터는 수입산으로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이 경우 전제 조건은 적어도 수십t 단위로 주문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유통업체로선 상품 기획에 실패할 경우 막대한 재고를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상품 기획자의 정확한 판단과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지난 14~16일 열린 '2010 보스턴 국제 수산물 박람회'에 한국 백화점으론 처음으로 구매한 롯데백화점 임준환 수산 담당 CMD(선임 상품기획자.과장)는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고 보스턴까지 찾아간 이유는 오직 한 가지"라며 "질 좋은 해외 수산물을 눈으로 확인하고 산지와 직거래로 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해외에서 수산물을 들여오려면 최소한 6~7단계의 복잡한 유통 과정을 거쳐야 했다"며 "직거래로 3단계 정도로 줄이면 조달 비용이 20~25% 정도 싸진다"고 강조했다.

보스턴=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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