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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한주호 준위, 사고 소식에 출동 지원···사흘 연속 입수하며 함수에 부이 설치도

35년간 UDT 근무, 작년엔 소말리아 최고령 파병
"어제 통화 때 말렸는데 굳이 하시겠다고" 아들 오열

"올라갈 때 얼굴도 못 봤는데 어제(29일) 전화통화가 마지막이 될 줄이야…."

천안함 침몰 현장에서 구조작업 도중 순직한 특수전사령부(UDT) 소속 한주호(53) 준위의 부인 김말순(56)씨는 30일 남편의 사고소식에 오열했다. 김씨는 진해시 자은동 덕산 해군아파트 자택에서 TV 자막을 통해 사고 사실을 알았다. 처음에는 희생자가 남편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부대에서 남편이 숨졌다는 사실을 연락해 왔다. 김씨에 따르면 한 준위는 28일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김씨는 당시 등산을 가 있는 바람에 떠나는 남편 얼굴도 보지 못했다. 29일 두 차례 전화가 걸려와 남편의 목소리를 들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한 준위는 당시 통화에서 "배에 들어갔다. 바쁘니까 내일 다시 전화할게"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30일 남편으로부터의 전화는 끝내 오지 않았다.

한 준위는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아들 상기(25)씨는 육군중위(학사장교)로 복무 중이며 딸은 대학생이다. 상기씨는 "어제 저녁에 전화 통화를 했다. 일요일 저녁부터 (구조작업) 하신다고 했다. 말렸는데 굳이 하시겠다고 했다. 그래서 조심해서 하시라고 했다"며 울먹였다. 그는 또 "아버지는 가족과 군대 생각만 했다"며 "평소 늘 '명예롭게 살고 싶다'고 강조하셨다"고 덧붙였다.

한 준위는 UDT 베테랑 요원이었다. 1975년 하사로 군문에 들어간 뒤 이듬해부터 35년간 특수전 여단에서 근무했다. 2000년 준위로 임관했으며 전역(2012년 12월)을 2년여 앞두고 순직했다.

사고를 당하기 전에도 찬 바다에 빠진 후배를 1명이라도 더 구해보겠다며 구조작업에 혼신을 다했다. 29일 함수가 침몰한 위치를 표시하기 위해 부이를 설치할 때 한 준위는 "내가 경험이 많고 베테랑이니 직접 들어가겠다"며 먼저 자원하고 나섰다. 수심 25의 수중에서 어려운 작업을 마친 뒤에도 30일엔 함수 부분 함장실에 탐색줄을 설치하는 작업에까지 참여했다.

지난해 3월에는 청해부대 소속으로 소말리아에 파병돼 선박 검문검색의 임무를 마치고 지난해 9월 귀국했다. 당시 파병 장병 중 최고령이었다. 소말리아로 떠나기 전 한 준위는 "군인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임무"라고 말했다. 시신이 안치된 국군수도병원에는 한 준위의 가족.친지와 동료 군인들이 모여 참 군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황선윤. 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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