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진학 전문가 칼럼] 미국에서 의대보내기 (58)
남경윤/GPA 동부지부 대표
A: 입학 성공률로 비교를 한다면 그렇지는 않다. 남여학생이 비슷한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 물론, 작년 전체 대학 졸업생의 57%를 차지하는 여학생의 숫자와 작년 의대 입학생의 48%를 차지한 여학생의 숫자를 놓고 생각해 보면 조금 다른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대학교에는 더 많은 숫자의 여대생들이 존재하나 의대에는 남학생들이 더 많다는 것은 사실이나, 이 사실만을 토대로 여학생이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남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하는 것보다 힘든 일이라고 말하기는 성급한 판단이 아닐까 싶다.
먼저, 의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구성비로 비교해 보자. 약 30년 전까지 여학생이 의대에 지원하는 경우는 전체 지원학생의 30%를 밑돌았다. 하지만, 작년에 의대에 지원한 학생들 중에 여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48%에 달했다. 지난 2003학년도 의대 지원자를 분석하면 놀라운 통계를 볼 수 있다.
여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이 넘는 50.8%에 달했던 적도 있다. 아쉽게도 합격생의 비율은 절반을 넘지 못한 49.6%에 그쳤지만 의대가 더 이상 남학생 위주의 교육기관이 아니라는 대선언을 한 기념비적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지원자의 구성비율로만 비교한다면 2009년 5월에 대학을 졸업한 남학생중 3.2%가 의대에 지원을 했고, 여학생중 2.2%만이 의대에 지원을 했다.
그렇다면, 합격률로 본 여학생들의 현주소는 어떨까? 지원률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상승중이다. 30년전 역시 30%선에 머물던 의대 입학생중 여학생의 비율은 2003년도 앞에서 언급한 대로 49.6%라는 최고점을 기록하고는 2009년 신입생중 47.9%를 차지했으니 여학생이 의대 입학사정에서 불리한 입장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훨씬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여대생들이 어째서 의대에서는 아직 상대적 소수라는 입장에 처해있는 것일까? 이것은 취향의 문제라고 보인다. 여학생들이 선호하는 전공과목들은 인문과학 분야에 더 많이 포진되어 있다. 물론 두뇌구조상 수학을 비롯한 자연과학 분야는 여학생들에게 불리하다고 말하는 학자들로 다수 있으나, 필자의 견해로는 사회적 통념 및 역활분담의 전통적 사고방식이 여학생들에게 인문과학 분야에 더 많은 매력을 느끼게 하고 있다고 본다. 거기에 체력적 요소도 무시하면 안 되겠다.
아무리 건강해 보이는 백인, 흑인 및 라틴계 여학생들도 같은 인종의 남학생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체력의 열세를 보이는 사실이다. 하물며 우리 한국 여학생들은 그 열세가 더욱 심화된다. 미국에서 태어나서 자란 우리 2세들 조차도 여학생들의 체력이 남학생들과 비교해서 결코 우월하지는 않다. 막중한 학업의 부담을 안고 봉사 및 연구실적을 쌓아야 하며, 아울러 리더십 등의 비의료 분야에서의 자기성찰도 함께 가꿔 나가려면 강인한 체력은 필수적이겠다.
지난 2006년 전미 의대연합회 발표에 따르면 2020년 까지 부족한 의사의 수효를 충족시키기 위해 2002년 기준으로 1만6488명인 의대 신입생의 수를 30%까지 늘려야 한다고 한다. 그 결과 2009학년도 의대 신입생의 수는 1만8390에 달하게 되었으나, 이는 아직도 20%가량 더 증가해야 한다는 소리다. 하물며, 역사적인 의료보험 개혁법이 실효화 되면 가장 큰 고민은 의사수가 턱없이 모자란다는 사실이며, 이는 곧 의료 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의미한다고 사회 각 분야에서 벌써부터 커다란 우려를 보이고 있다. 특히 Primary Care 분야가 제일 걱정이다. 이 점이 여학생들에게는 희소식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여학생들이 선호하는 전문분야이기도 하며 실질적으로도 여성의 부드러움이 빛을 발하는 분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여학생이 의대에 진학하는 것은 절대로 불리한 일이 아니라고 본다. 단지 체력적인 불리함을 어려서 부터 학부모님들이 잘 관리해서 극복시킨다면 오히려 환자를 돕는 일에 적격인 심성을 갖고 있는 것이 여학생들이기 때문이다.
▷문의:[email protected], 703-83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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