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혜택 늘어난다" 한인사회도 들썩
직원 50명 이상 업체 '한숨'…보험업계 지출증가 예의주시
병원·약국, 고객증가 기대…의료계, 의료질 저하 우려도
건보 개혁법안은 이날 대통령의 서명과 동시에 법률로서 즉시 효력을 발휘하게 된 가운데 한인들은 업종과 입장에 따라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대다수의 한인들은 이 법안을 통해 의료 혜택의 길이 열린 것에 대해 반겼다.
의료ㆍ제약ㆍ 보험ㆍ스몰 비즈니스 업계 등은 이번 법안의 취지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하면서도 직간접적으로 받을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는 입장이었다.
▷의료계, “의도는 좋은데 질적 저하 초래할 수도...”= 한인 의사들은 “대다수의 한인 가정이 무보험자라는 면에서 이번 법안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의료기관이나 의료인 규모는 그대로인데 환자만 늘어난다면 진료의 질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난데일에 있는 전황현 내과의 전황현 원장은 “많은 한인들에게 건강보험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지금도 병원이 모자란 상황에서 몇 가지가 우려되는 점들이 있다”며 “병원 자체적인 대안보다는 정부가 의료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의료인 양성이나 시설 확충 등 전반적인 부분에 있어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어팩스에 있는 서진호 내과의 서진호 원장은 “전체적인 의료보험 개혁 컨셉트는 좋다”고 환영하면서 “그러나 환자들은 당연히 늘어나겠지만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나와있는 게 없어 진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보험회사와의 로비싸움에서 밀려서 의사들의 일은 많아지면서 수입은 정작 똑같은 상황이 올 경우 진료의 질이 떨어지고 오진 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약국업계, “중산층 이하 약 구입 늘 것”= 한인 약사들은 건보 법안에 대해 찬성하는 분위기였다. 실버 스프링에 있는 힐란델약국의 이대섭 약사는 “메디케이드 수혜자들은 별 영향이 없겠지만 극빈자층에는 속하지 못하면서 중산층 이하인 사람들의 경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약 구입도 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사 먹지 못했던 약도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난데일에 있는 신세계약국의 최혜숙 약사는 “업계 입장에서는 대체적으로 환영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게 없으니까 상황은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계, “장기적으로 긍정적”= 이번 주내 상원이 표결을 실시할 것으로 예정된 이번 건보 개혁 수정안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개인의 과거 질환 이력이나 고령 등을 이유로 보험가입을 거부하는 것이 금지됐다.
이런 가운데 한인 보험업계는 “법안에 대한 업계 영향은 아직 알 수 없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었다. 대체적으로 대형 보험사들의 경우 지출 증가를 우려한 반면 보험 에이전시들은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페어팩스에 있는 한 한인 보험 에이전시의 관계자는 “각종 질환자들이 보험가입을 하면서 보험사의 지출이 단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지만 보험가입 수요가 늘면서 지출액을 상쇄하고 이익을 낼 수도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애난데일에 있는 워싱턴 종합보험의 임석구 대표는 “보험업계 이해관계로만 따진다면 지금으로서는 좋고 나쁘고를 얘기할 수가 없다”며 “전국민의 의료보험이라는 의도는 최고의 선이라고 할 수 있지만 결국 국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될 자금의 활용문제 등 앞으로 지켜봐야 할 사항들이 있다”고 말했다.
센터빌에 있는 애실리장 종합보험의 애실리 장 대표는 “의료보험 개혁안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 가입 거부를 할 수 없고 질병을 이유로 프리미엄을 올릴 수 없지만 당장 병에 걸린 환자입장의 경우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원 50명 이상 업체...“지출 늘어 부담”= 직원이 50명 이상인 비즈니스의 경우 직원들에 대한 의료보험 가입이 의무화된다. 가입하지 않을 경우 직원 1인당 2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 때문에 규모가 큰 한인업계 관계자들은 “회사 부담이 커지게 됐다”며 한숨이었다.
롯데플라자의 모기업인 리브라더스의 서공렬 실장은 “업소 규모가 3만~4만 sqft이상이 되면 직원이 50명 이상”이라며 “본사의 경우 의료보험을 제공하고 있지만 각 마트들의 경우 부분적으로 제공하고 있어 인건비 부담이 늘게 됐다”며 “식품 유통업의 경우 마진이 굉장히 낮은데 인건비 부담은 커지게 돼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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