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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보개혁안 통과 반응] "의료혜택 늘어난다" 한인사회는 들썩

타운 병원·약국, 고객증가 기대로 희색
대형 보험사 등은 지출 늘까 추이 촉각

의료계, 제약업계, 소규모 보험업계 등은 법안 취지를 공감하면서 구체적인 법안 내용을 확인하는 대로 사업체 운영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직원수가 많은 일반 사업체나 대형 보험사 등은 지출 부담 증가를 우려하며 조심스럽게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의료계: 한인 의사들은 "더 많은 주민들에게 의료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에 큰 의미를 뒀다. 케네스 김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보다 많은 한인들이 보험 걱정없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의사들은 의료 수준의 '질적 저하'는 우려하고 있었다. 배호섭 내과 전문의는 "그동안 보험이 없어 치료를 미뤄오던 환자들이 병원문을 두드리게 되면 환자 수의 급격한 증가로 자칫 진료의 질은 떨어질 수 있다"며 "의사 양성 등 정부의 적절한 대안책이 함께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 의대 졸업 한인 의사들의 모임(KAGMA)은 오는 29일 오후 6시30분 세인트 빈센트 병원에서 가주의사협회(CMA) 관계자를 직접 초대 이번 의보 개혁안 통과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제약/약국: 한인 약사들도 대부분 개혁안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가주한인약사회의 홍성선 부회장은 "보험이 없어 약값을 걱정하던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며 법안 통과를 환영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을 알기 전 까지는 이번 개혁안이 약사와 환자 모두에게 '윈-윈'이 될 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전했다.

홍 부회장은 "보험 가입자가 늘어나 약이 많이 팔린다는 단순한 원리를 적용 시킬 수는 없다. 시행될 때 까지 기다려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시행 중인 메디케어 파트D가 보완되지 않는 이상은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수정약국의 제이 박 약사는 "현재 연방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메디케어 파트D는 보험사에 따라 약값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일부 가입자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값에 약을 구입하고 있다"며 "개혁안에 이런 부분에 대한 개선책이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이번 개혁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한인 보험업계는 이번 개혁안을 반기고 있다.

우선 한인타운내 종합보험사같은 일반 보험 에이전시 등은 이번 개혁안을 통해 신규 가입자 유치 효과를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개별 의료보험 가입자가 증가할 것이 확실한 데다 50인 이상 비즈니스는 의무적으로 종업원들에게 보험을 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50인 이상 직장 의료보험은 새로운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시티종합보험의 브라이언 정 대표는 "신규 고객이 늘어나는 것은 확실하다"며 "하지만 어떤 형태로 커미션 정도 등의 구체적인 안이 나와봐야 보험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류 보험 업계에 따르면 이번 개혁안 시행으로 건강보험에 새로 가입하는 소비자는 16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원 50인 이상 사업체: 개혁안이 시행되면 직원들에 대한 의료보험을 의무 가입해야 해 부담이 커졌다. 가입하지 않을 경우 직원 1인당 2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특히 의류 봉제 제조업체 업주들의 걱정이 크다. 업종과 직원 연령에 따라 의료 보험비가 결정되지만 30대 초반 기준으로 보험료가 1인당 연 1500~2000달러나 든다. 결국 직원이 50명이면 연 10만달러의 추가 비용이 드는 셈이다.

봉제 업계의 경우 경기침체와 중국 수입의 증가로 직원수가 50명이 넘는 공장이 많지 않다. 하지만 이 개혁안이 시행될 경우 종업원 상해보험과 의료보험 등 유사 보험을 두 개나 가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

미주한인봉제협회 김성기 회장은 "대형 봉제 공장들이 영향을 많이 받게 될 것으로 본다"며 "의료보험 비용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면 결국 노동집약적인 산업이 더 위축 사양산업으로 접어드는 결과를 낳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한인의류협회 케니 박 회장도 "직원이 50명이 넘는 대형 의류업체들도 제법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료보험 비용이 추가되면 결국 그만큼 중국 등 해외 생산 업체에 대한 가격 경쟁력만 잃게 되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황준민.서기원.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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