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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칼럼] 된장아빠의 버터아들 키우기…교육은 원래 자유롭지 않다

수직적인 인간 관계를 싫어하고 수평적인 인간 관계를 좋아하지만, 교육에서는 수직적인 관계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마음은 수평적이되 방법은 권위를 가지고 때때로 수직적이어야 한다. 권위를 잃어버린 교사와 부모의 말을 학생과 자녀들이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수평적으로 사고하면서 모두가 같다고만 생각하다가는 가르침도 책임도 없는 헛점 투성이 교육이 될 수 있다.

아직 분별력이 없는 어린 아이들에게 자유를 어디까지 주어야 하는가는 늘 쉽지 않은 질문이다. 인간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고, 하기 싫은 것은 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고만 가르치다가는 중요한 것을 잃을 수 있다. 질서 정연하고 이성적인 분위기의 미국 사회에서 자란 대학생들이 공부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는 일이 있다는 뉴스를 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다.

명문대학의 똑똑한 학생들이 자신의 목숨까지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여긴 것은 아니었는지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아이비 리그 대학 중 캠퍼스 내의 다리에서 학생들이 투신하는 일이 발생하자 한 학교는 그 다리에 경비원을 배치했다. 학생들의 자살은 누구의 책임인가? 기사를 읽는 내내 얼마나 힘들고 괴로우면 그랬을까하는 속상함과 함께 안타까움이 사라지지 않는다.

한국의 대학생들이 공부의 부담으로 자살하는 일이 드문 사실은 한국의 대학들이 학생들에게 공부에 대한 부담을 덜 주는 탓보다는 아무리 힘들어도 목숨을 버려서는 안되며, 자신의 가족과 자신을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는 공동체 의식이 강한 탓은 아닐까?

분별력이 없는 어린 학생들에게 스스로의 판단에 입각해서 결정하고, 타인에게 해를 안끼치면 자유롭게 모든 것을 하게 하는 교육으로는 몇가지가 부족할 수 있다. 왜 하는지도 모르고 했지만, 부모님과 선생님의 지시에 따랐더니 두고두고 좋은 것을 익힌 것이 얼마나 많은가? 교육은 어느 정도의 강제가 필요하고, 개인과 사회에 유익한 가치를 심어주기 위해 어린 학생들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동안 지켜 본 미국 사회의 많은 청소년들은 더 열심히 공부하자고 해도 표준적인 시간 외에는 더 하려 하지 않고, 중요한 목표를 위해 다른 것들을 희생하기보다는 모든 것을 붙들고 즐기려한다. 그러다 보니 자유롭고 창의적이기는 하나, 다수의 청소년들은 목표를 지향하고 인내하면서 자신의 일부를 희생하는 일을 하지 못한다. 아니, 그런 것을 알지도 못한다. 교사들은 정해진 규정에 따라 일 할뿐 ‘스승’이 되려 하지 않는다. 공부하지 않는 학생, 문제를 일으킨 학생을 두고, 잘 못 가르친 자신의 탓이라고 여기는 교사는 거의 없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교사들은 학생보다는 규정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그것은 오랜 교육 현장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것이겠지만, 학생과의 깊은 교감을 하려하는 교사는 드물다. 따라서 학생들도 평균적으로 사고하면서 규정을 지키면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그 이상의 생각을 하지 않기가 쉽다.

교육은 원래 자유롭지 않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다하고, 하기 싫은 것은 다 안하면서 바른 삶을 사는 인간으로 성장할 수 없다. 미국의 소위 상류 사회 가정들이 엄격한 교육법을 지키며, 명문 사립 학교들도 역시 엄격한 통제를 교육의 방법으로 채택한 것을 보면, 우리 부모들이 무엇에 더 신경을 써야 할지 알 수 있다.

세상의 많은 것들처럼, 미국 학교와 사회의 교육 시스템도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다. 법과 질서를 강조하니, 표면적으로는 문제들을 막아내고 있지만, 인간적인 교류나 구성원의 일체감은 제한적이어서, 허용된 자유를 자칫 잘못 사용할 수가 있다. 자유도 좋고, 창의력도 좋지만, 해서는 안될 일이 있다. 싫어도 해야 할 일이 있다. 페어팩스 거주 학부모 김정수 jeongsu_ki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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