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의보 표결’ 막판 기싸움…오바마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무조건 통과” 재촉
공화당선 ‘핵심내용 삭제·상원까지 총력 저지’ 다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8일 두번째로 아시아 순방 연기를 발표한 것은 친정인 민주당 의회 지도부로부터 "지금이 어느 때인데 외국에 나가느냐"며 워싱턴DC에 남아 존재감을 과시해 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 하원의원 253명중 반대.중립의사를 지닌 사람은 35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란표'를 38표 이내로 막아야 하는 민주당은 결국 오바마 대통령의 외유가 달갑지 않았던 것이다.
21일 하원 표결에 이어 다음주 예상되는 상원 표결을 앞두고 민주당을 독려.지원하기 위해 워싱턴 잔류라는 선택을 한 셈이다. 오바마는 자신의 정책에 사사건건 비판적 태도를 보인 보수성향의 폭스TV와 이례적인 인터뷰를 갖고 "의료보험 법안은 옳은 것이기 때문에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하원 표결에서 지난 12월 상원을 통과한 법안에 직접 투표하지 않고 패키지 규칙에 넣어 '우회 투표'를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 대해 "어떤 형태든 의보개혁에 대해 행해는 투표"라며 형식과 절차보다 본질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근 데니스 쿠치니치 의원(오하이오)을 시작으로 데일 킬디(미시간) 앤 커패트릭(애리조나) 댄 머페이(뉴욕) 의원 등이 반대 혹은 중도입장에서 선회 찬성 진영에 가세하면서 오바마 대통령도 표결 계산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하원 지도부도 의보법안 가결에 필요한 216표를 확실하게 다져놓는데 막바지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과 민주당이 이처럼 올인을 하고도 법안처리에 실패할 경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명적 정치적 내상을 입어 의료보험도 물건너 가고 선거에서도 참패하는 자충수를 둘 것이란 관측도 존재한다.
공화당은 이같은 상황에서 얻게될 정치적 이익을 감안한 듯 의보 개혁을 좌초시키기 위한 2단계 총력저지 전략을 마련해 놓았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8일 "공화당은 일단 의보 법안의 하원 통과를 최대한 저지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상원 '길목'만큼은 반드시 지켜낸다는 원내전략을 가다듬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이 하원에서 법안을 통과시킨 뒤 상원에서 의결 정족수가 과반수(51명)인 '조정' 절차를 동원 법안처리를 강행하려 할 경우 법안 핵심내용을 삭제하는 방법으로 이를 유명무실하게 만든다는 전략이다.
공화당 측은 조정 절차를 밟아 상원으로 넘어온 법안에 어떤 수정이 가해지느냐에 따라 법안이 하원으로 이송돼 재표결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법안처리 칼자루를 쥐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의료법안이 법제화되더라도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 상.하원중 한곳에서라도 다수당이 되면 의보 철회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서명운동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봉화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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