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불교계도 애도의 물결…'법정스님 입적', LA 12일 합동 추모 법회
한국의 큰 스님인 법정스님(사진)의 입적소식을 접한 한인 불교계가 애도에 잠겼다.웨스턴에 위치한 고려사는 11일 오후 분향소를 마련하고 '무소유'의 법정스님을 추도하는 이들을 맞고 있다. 범경 주지스님은 "그저께 밤 9시쯤에 한국에 계신 현오 회주스님이 고려사에 전화를 해서 한국의 상황을 알려왔다"며 "한국에서는 다비식을 13일 송광사에서 열지만 LA에서는 오늘 오후 4시에 남가주 사원연합회(회장 만성스님)가 고려사에서 합동추모 법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정스님은 초창기 고려사가 타운에 개원했을 때를 비롯해 여러 차례 방문한 바 있다. 범경스님은 "송광사 불일암에 계실 때 두 번 스님이 직접 만들어 주신 차를 마신 적이 있다"며 "말이 없으시고 엄하면서도 온화하신 스승"이었다고 회상했다.
남가주 사원연합회의 현일 스님(법왕사 주지)은 "60년대 봉원사에 계실 때 만났다"며 "불교계 안에서는 훌륭한 스님들이 많았지만 대외적으로 비불교인들에게 그처럼 가깝게 다가가 큰 영향력을 준 스님은 없었다"며 큰 스님을 잃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마침 한국에서 뉴욕과 시카고를 거쳐 이곳 LA를 방문 중에 비보를 듣게 됐다는 정묘스님은 "82년 행자(예비승려)때 송광사에서 법정스님에게 직접 '불타 석가모니' 교육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정묘스님은 "특히 제자를 가르치실 때는 작은 잘못도 그대로 넘어가는 일이 없이 엄격하셨다"며 스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 송광사에 찾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 제자로 선택되는 수는 결코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떠한 명예직도 갖지 않고 오롯이 부처님의 길만을 닦아 '청정한 수도자 삶'의 롤 모델"이었다며 존경심을 표현했다.
일반 불자들도 애도에 잠겼다. 특히 김대도행 불자는 스님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감회가 남다르다.
스님이 마지막 숨을 거둔 성북동 길상사(옛 대원각 자리)를 법정 스님에게 도네이션 하도록 다리 역할을 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김 불자는 "한국서 소식을 듣고 친분 있는 보살님과 함께 밤새도록 울었다"며 "돌아가시기 전에 잘 살고 있느냐며 안부를 물으시던 스님이 잊혀지지 않는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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