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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올림픽 첫 출전 한국 봅슬레이 대표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결선 진출

한국 봅슬레이가 첫 올림픽 무대에서 결선 레이스까지 오르는 '작은 기적'을 창조했다.

라이벌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결선에 진출한 것이다. 경기장 하나 없는 불모지에서 열정만으로 일군 대한민국 청년들의 쾌거다.

'한국 봅슬레이 원조' 강광배(37)를 중심으로 김정수(29) 이진희(26) 김동현(23)이 출전한 대표팀은 27일 휘슬러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밴쿠버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서 1~4차전 합계 3분31초13으로 25개 팀 중 19위를 기록했다.

미국이 금메달을 차지했고 독일과 캐나다가 그 뒤를 이었다.

하위권에 그쳤으나 봅슬레이 선수단은 활짝 웃었다.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한국 봅슬레이는 메달보다 더 의미 있는 질주를 펼쳤다.

한국은 1~3차 합계 2분38초21을 기록하며 19위에 올라 20위까지 주어지는 결선레이스 출전 자격을 얻었다. 반면 아시아 라이벌 일본은 1~3차 합계 2분38초78(21위)에 그치며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올림픽 전부터 대표팀이 내건 '일본을 뛰어넘자'는 목표가 이뤄진 것이다.

변변한 훈련장도 없고 실업팁도 딱 한 곳뿐 대표 선발전도 일본서

강광배는 "이번 대회 첫 번째 목표는 일본을 이기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결선레이스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두 가지 다 이뤄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채 10년이 안 되는 짧은 역사와 경기장은 커녕 마땅한 훈련장조차 없는 한국이 첫 올림픽에서 일본을 넘어섰다는 점은 기적에 가깝다. 일본은 썰매 역사가 한국보다 60년이나 앞서 있다. 또 대학과 실업 등 수십 개 팀이 활동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실업팀이 강원도청 하나뿐이다. 한국은 경기장이 없어 대표선발전도 일본에서 치른다.

선수층과 시설에서 일본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대표 김정수는 역도 선수 출신이고 이진희는 3년 전까지 창던지기 선수였다.

역도하다가 창던지다가 열정 하나로 똘똘 뭉쳐 25개팀 중 19위로 마무리

김동현은 체육 특기자가 아닌 일반 학생으로 봅슬레이 경력이 1년에 불과하다.

강광배는 "한국 봅슬레이는 계속 발전할 것이다. 올 4월 평창에 스타트 훈련장이 완공되면 훈련 여건도 좋아질 것이다. 4년 뒤 소치 올림픽에서는 최초의 메달을 향해 질주할 것"이라고 희망을 이야기했다.

밴쿠버=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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