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칼럼] 대통령의 고모도 추방될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고모인 케냐 출신 제이투니 오냥고(57)가 추방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주 이민법원의 법정 심리에 임했다. 현재로는 판사가 언제 판결을 내릴지는 확실치 않다.오바마 대통령은 아버지의 이복 여동생인 오냥고를 1988년 케냐 여행시 만났다. 그녀는 2000년 미국으로 이주한 후 망명을 신청했으나 거부되고 2004년 추방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미국을 떠나지 않은 채 보스턴에 머물다가 2008년 대선 직전에 그녀의 불법 체류 사실이 언론에 공개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11월 선거 직전에야 고모가 불법 체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 이후 그녀와 대화한 적도 없고, 변호사 비용을 지원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 사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과연 현직 대통령의 고모도 추방이 될 것인지 궁금해 한다. 이에 관해 대통령은 관련법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난민과 망명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난민(Refugee)은 미국 영토 밖에 있으면서, 정치적 의견, 종교, 인종, 국적, 특정사회 집단 소속으로 인해서 박해를 받았거나, 앞으로 박해를 받을 상당한 근거가 있는 사람이 신청하는 경우로 예를 들면 중국의 반체제 인사가 미국 대사관에 가서 망명을 신청하는 경우이다.
그리고, 망명(Asylee)이란 이미 미국내에 입국한 사람이나, 미국 국경지역에서 신청하는 사람을 말한다. 난민이나 망명은 동일하게 생명이나 자유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한 가능성이 확고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 이것이 인정 받으면 영주권을 부여 받게 된다.
그 기준이 상당히 높아서 단기간의 체포나 구속으로도 부족하며, 어느정도의 폭행을 당한 것으로도 부족하다. 예를 들면 중국의 파륜공 신도가 5일 동안 경찰에 구속되어 정신교육을 받고,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지속적으로 감시를 받아도 망명의 기준에 미달한다.
이집트내에서 비이슬람 신도에 대한 직업이나 교육 그리고 이웃의 차별 행위로도 부족하다. 경제적 차별의 경우는 대개는 인정이 되지 않지만, 개인의 고통이 그 나라의 다른 국민이 겪는 것보다 더욱 극심해야 한다. 그러므로 북한 주민 경우, 모두가 극심한 경제난에 처해있으므로 미국 이민법상 망명의 자격 조건이 되지 않는다. 망명을 신청하면 이민국 (USCIS)에서 망명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여기서 거부를 당한 사람은 항소를 하거나 이민법원에 회부되어서 추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대통령의 고모는 이민국에서 망명이 거부되어서 현재 이민법원에서 추방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한국에서는 요즘 사법부의 판결에 대한 논란이 많다. 특히 행정부에서 판결에 대한 불만이 많지만 쉽게 손을 쓰지 못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 중 하나인 삼권 분립의 원칙에 의해서 법원을 통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이민법원 (immigration court)은 이름만으로 보아서 얼핏 사법부 소속일 것 같지만 사실은 법무부 산하의 행정법원이다. 이민법원의 예산, 인력은 법무부에서 나오고, 이민 판사는 법무부 장관이 임명한다. 또 행정 법원이므로, 배심원없이 진행되고, 정부를 대표하는 이민 세관국(ICE)의 변호사는 추방시켜야하는 이유를 말하고, 추방 대상자의 변호사는 왜 추방을 받아서는 안되는지를 설명한 뒤, 이민 판사가 관련 증거과 규정에 의해서 판결을 내린다.
그렇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고 그 장관이 이민 법원판사를 임명하므로, “고모의 추방 재판에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법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도 말하였고, 지금 그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가는 보수주의자, 반이민주의자의 집중 포화를 맞게 되어 정치적으로도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대통령이 고모의 추방재판에 관여하지 않으리라 믿기에 주류 언론도 이 사건에 그리 큰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는다.
재판에 관련되어 중요한 부분들이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 재판의 결과에 대해 예측을 할 수는 없으나, 모든 점을 고려하여서 관할 이민 법원의 판사가 독자적인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여, 대통령의 고모도 추방될 수도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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