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곳곳을 누빈 불꽃을 지킨 '깃발 성화'
성화봉을 알아보자
올림픽 정신을 기리는 불꽃이 1만2000명이 넘는 성화봉송 주자의 손을 거쳐 전국 4만5000km를 도는 동안 극심한 추위와 비·바람에도 잘 견디도록 설계된 성화봉은 캐나다 기업 봄바르디에사(社)가 전량 제작했다.
봄바르디에사는 10일 BC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화봉에 얽힌 뒷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첫 회의에서 첫 주자의 점화까지 꼬박 2년이 걸린 성화봉은 록키산맥의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곡선을 따라 디자인됐으며 높이가 약 95cm, 연료를 포함한 무게가 1.6kg이다. 스테인레스 스틸과 알루미늄, 구리 등으로 만들어져 거의 대부분의 부속이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추운 날씨에도 점화가 잘 되고 불꽃이 잘 보이도록 프로판 가스와 이소부탄을 혼합한 연료를 사용한다. 처음 설계시에는 프로판 가스를 많이 사용했으나 불꽃색이 너무 파래 눈에 잘 띄지 않자 산소와 이소부탄 비율을 높였다고 봄바르디에 측은 밝혔다.
성화봉에 충전된 연료로는 평균 15분을 타오를 수 있도록 고안됐다.
역대 성화봉과 다른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봉송 기간동안 영상 30도에서 영하 30도까지 기온차가 극심한 캐나다 특성에 맞게 영하 50도, 풍송 45km 등 극한 실험을 거쳤다.
또 성화봉 끝에서 연료가 타는 대신 성화봉 갈라진 틈새로 불꽃이 나와 펄럭이기 때문에 일명 '깃발 성화'라고 불리기도 한다.
모든 성화봉은 다 수제작으로 만들어져 각각의 성화봉마다 제조자의 친필 사인이 들어가 있다. VANOC은 성화봉송 주자에 한해 본인이 들고 뛴 성화봉을 350달러에 구입할 수 있도록 했는데 불경기라는 핑계로 너무 계산적이라는 평도 들린다.
성화봉 겉은 겨울과 평화·희망을 상징하는 흰색을 사용했다. 그러나 한국인 못지않게 붉은색을 선호하는 캐나다인을 위해 성화봉송용 장갑은 빨간색 벙어리장갑으로 강한 대비를 줬다.
▶성화봉 제작한 봄바르디에사는?
봄바르디에(Bombardier)사는 몬트리올에 본사가 있으며 세계 최대의 철도 차량 제작사이자 세계 3위의 민간 항공기 제작사다.
광역 밴쿠버를 누비는 스카이트레인이 봄바르디에사의 객차며 올 여름 본국 경기도 용인시 구갈-에버랜드에 놓이는 경전철도 봄바르디에사의 객차가 도입된다.
스노우모빌을 처음 개발한 회사로도 알려져 있으며 경제전문지 포춘에서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에 들고 직원은 약 6만 명이다.
밴쿠버 중앙일보=이광호 기자 kevin@joongang.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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