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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곳곳을 누빈 불꽃을 지킨 '깃발 성화'

성화봉을 알아보자

그리스 올림피아 신전에서 채화돼 캐나다로 공수된 후 106일 동안 1000개가 넘는 마을을 달린 성화가 동계올림픽 개막 전날인 11일 드디어 밴쿠버 하늘을 밝혔다.

올림픽 정신을 기리는 불꽃이 1만2000명이 넘는 성화봉송 주자의 손을 거쳐 전국 4만5000km를 도는 동안 극심한 추위와 비·바람에도 잘 견디도록 설계된 성화봉은 캐나다 기업 봄바르디에사(社)가 전량 제작했다.

봄바르디에사는 10일 BC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화봉에 얽힌 뒷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첫 회의에서 첫 주자의 점화까지 꼬박 2년이 걸린 성화봉은 록키산맥의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곡선을 따라 디자인됐으며 높이가 약 95cm, 연료를 포함한 무게가 1.6kg이다. 스테인레스 스틸과 알루미늄, 구리 등으로 만들어져 거의 대부분의 부속이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추운 날씨에도 점화가 잘 되고 불꽃이 잘 보이도록 프로판 가스와 이소부탄을 혼합한 연료를 사용한다. 처음 설계시에는 프로판 가스를 많이 사용했으나 불꽃색이 너무 파래 눈에 잘 띄지 않자 산소와 이소부탄 비율을 높였다고 봄바르디에 측은 밝혔다.

성화봉에 충전된 연료로는 평균 15분을 타오를 수 있도록 고안됐다.

역대 성화봉과 다른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봉송 기간동안 영상 30도에서 영하 30도까지 기온차가 극심한 캐나다 특성에 맞게 영하 50도, 풍송 45km 등 극한 실험을 거쳤다.

또 성화봉 끝에서 연료가 타는 대신 성화봉 갈라진 틈새로 불꽃이 나와 펄럭이기 때문에 일명 '깃발 성화'라고 불리기도 한다.

모든 성화봉은 다 수제작으로 만들어져 각각의 성화봉마다 제조자의 친필 사인이 들어가 있다. VANOC은 성화봉송 주자에 한해 본인이 들고 뛴 성화봉을 350달러에 구입할 수 있도록 했는데 불경기라는 핑계로 너무 계산적이라는 평도 들린다.

성화봉 겉은 겨울과 평화·희망을 상징하는 흰색을 사용했다. 그러나 한국인 못지않게 붉은색을 선호하는 캐나다인을 위해 성화봉송용 장갑은 빨간색 벙어리장갑으로 강한 대비를 줬다.

▶성화봉 제작한 봄바르디에사는?

봄바르디에(Bombardier)사는 몬트리올에 본사가 있으며 세계 최대의 철도 차량 제작사이자 세계 3위의 민간 항공기 제작사다.

광역 밴쿠버를 누비는 스카이트레인이 봄바르디에사의 객차며 올 여름 본국 경기도 용인시 구갈-에버랜드에 놓이는 경전철도 봄바르디에사의 객차가 도입된다.

스노우모빌을 처음 개발한 회사로도 알려져 있으며 경제전문지 포춘에서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에 들고 직원은 약 6만 명이다.

밴쿠버 중앙일보=이광호 기자 kevin@joongang.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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