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히고… 끊기고… 무너지고… 파묻히고…최고 40인치 폭설에 곳곳에서 아우성
20만가구 전기 끊겨 ‘꽁꽁 얼어’…폭설에 눈삽 도둑 판쳐
○ 20만 가구 정전 사태
6일 워싱턴 지역 곳곳에선 전기가 끊겨 20만여가구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워싱턴 지역 전력회사들은 복구에 힘을 쏟았지만 7일 아침까지도 10만9500여가구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추위에 잠을 설쳤다. WTOP에 따르면 많은 주민들이 18~30시간여동안 정전 상태에 있어야만 했다.
7일 낮 12시30분 현재 북버지니아 지역은 2만7000여가구, 워싱턴 DC는 1600여가구, 몽고메리 카운티는 5만5600여가구,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는 5000여가구, 볼티모어 카운티는 3400여가구, 앤 아룬델 카운티는 6000여가구가 정전상태다.
전력회사들은 8일까지 모든 가구에 전력이 공급될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일부지역의 경우 9일까지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을수 있다고 밝혔다.
○ 나무 쓰러지고 지붕도 붕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지붕이 붕괴한 건물도 최소 6개는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오전 8시경 덜레스 국제공항의 격납고 지붕 한 귀퉁이가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붕괴해 격납고에 계류중이던 개인 소유 비행기들이 파손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워싱턴 항공당국은 밝혔다.
또 이날 오후 4시쯤엔 메릴랜드 할리우드 소재 세인트 존스 초등학교의 지붕이 무너져 교실 6개, 도서관, 컴퓨터랩, 사무실 등이 훼손됐다.
한편 워싱턴 DC에선 조슈아 템플 퍼스트본 처치에 나무가 쓰러져 교회가 폐허가 됐고 북동쪽 10번가에 있는 한 가정집의 지붕이 무너졌다. 7일 오전 9시45분경엔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 포레스트빌의 한 상가 지붕이 붕괴됐지만 다행히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 교통사고 속출
버지니아주 경찰국은 5일 자정부터 7일 아침까지 1700여건의 크고작은 충돌사고가 발생했고 사고 및 차량이 눈에 파묻혀 움직일수 없다는 전화가 4300여통 걸려왔다고 밝혔다. 이중 운전자 및 보행자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고는 140건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다.
5일 새벽 12시40분경엔 81번 도로 버지니아 와이스 카운티 부근에서 눈에 파묻힌 다른 차량을 돕기위해 길가에 서있던 부자가 견인트럭에 치여 숨졌다.
메릴랜드 경찰은 아직까지 사망사고는 없으며 현재까지 가장 큰 사고는 6일 오전 하포드 카운티 근처 95번 고속도로와 462번 도로에서 15살짜리 소녀가 타고 있던 SUV 차량이 갓길에 주차돼있던 제설트럭을 들이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소녀는 현재 중상으로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 항공편 취소
워싱턴 일원의 덜레스, 레이건, 볼티모어 공항은 모든 항공편의 이·착륙을 취소했다. 32.4인치의 눈이 쌓인 덜레스 국제공항은 7일 오전 한 활주로만 문을 열고 일부 항공편의 이·착륙을 허용했다. 레이건 공항과 볼티모어 공항도 정상운영이 힘들어 대부분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은 7일 워싱턴 지역 공항에 이·착륙하는 모든 항공편과 8일 오전 대부분의 항공편을 취소시켰다. 공항 당국은 여행객들에 공항에 오기 전 항공사에 항공편 취소 여부를 확인해 줄 것을 당부했다.
○ 화재 진압도 어려워
6일 오후 4시30분경 워싱턴병원센터는 차고에서 눈을 치우던 제설 트럭에서 발생한 불이 옮겨 붙으면서 30∼40명의 환자들이 병실에서 지하실로 긴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
또 이날 저녁 8시 버지니아 그레이트 폴스 한 가정집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눈때문에 소방차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소방수들은 걸어서 화재 진압에 나섰다. 7일 오전엔 메릴랜드 버튼스빌의 한 가정집에서 난방을 위해 차콜그릴을 태우다 일가족 8명이 일산화탄소에 질식해 병원에 실려가는 사고도 발생했다.
○ 2000명 즉석 ‘눈싸움’
세기의 폭설 속에서도 대규모 즉석 눈싸움은 물론 스키타기, 썰매타기, 설경 즐기기 등 눈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6일 오후 워싱턴 DC내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듀퐁서클에선 2000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대규모 눈싸움이 벌어졌다.
대설주의보가 예고되기 시작한 4일부터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모인 이들은 아무런 사고 없이 즐겁게 눈싸움을 즐겼다. 미 주요 언론들도 스키복 차림으로 도심 ‘크로스컨트리’에 나선 시민들과 썰매를 타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방송하며 ‘위기감 조성’ 보다는 ‘차분한 대응’을 이끄는 데 주력했다.
○ 눈 삽 도둑까지 생겨
세기의 폭설로 눈 삽 품귀 현상까지 생겼다. 대설주의보가 예고되기 시작한 4일부터 눈 삽은 순식간에 팔려 5일 대부분의 가게에서 눈삽은 동이 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눈 삽을 훔쳐가는 사람까지 생겼다.
미주 한인 주부들이 많이 찾는 사이트 미시유에스에이(www.missyusa.com)엔 “눈을 치우다 잠시 삽을 밖에 놔두고 집에 들어갔다 왔는데 없어졌다”며 눈 삽을 잘 보관할 것을 당부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 워싱턴 일원 학교 줄줄이 휴교
8일 워싱턴 일원 공립학교들은 전부 휴교령을 내렸다. 9일에도 한차례 더 눈이 올것으로 예상되면서 몽고메리를 비롯 라우든, 스태포드, 제퍼슨 카운티 공립학교들은 9일까지 휴교령을 내린 상태다.
페어팩스를 비롯 일부 공립학교들은 수업일수를 마치기 위해 15일 프레지던트데이에 수업을 할 예정이다.
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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