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허리까지 파묻혔다…사상최악의 폭설에 올-스톱
정전·사고·휴교 등 눈피해 속출
수도 워싱턴 DC를 비롯한 미드 어틀랜틱 지역이 지난주말 내린 3피트의 폭설로 인해 오늘 마비된 상태입니다.
워싱턴 DC의 23만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각급 연방기관들은 오늘 대부분 문을 닫았으며 인근 지역 학교와 비즈니스들도 모두 폐쇄된 상태입니다.
주민들과 방문객들은 정전하에 묶인 발이 풀리기를 기다리고 있으나 내일도 5인치 이상 폭설이 내릴 것이라는 일기예보입니다.
어제 18인치의 눈이 내린 워싱턴 DC의 레이건 공항은 모든 항공편이 취소된채 여행객들의 발이 묶인 상태입니다.
오늘아침 현재 워싱턴과 인근 메릴랜드, 버지니아주는 폭설과 함께 최고기온 30도대의 한파 그리고 강풍으로 3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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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폭탄이 워싱턴 일원을 강타했다. 최고 40인치(1미터 가량)의 기록적인 폭설로 도심 기능은 완전히 마비됐다. 역대 최악의 폭설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결국 현실화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폭설 상황을 인류 최후의 전쟁 아마겟돈(Armageddon)에 비유해 ‘스노마겟돈(Snowmageddon)’이라 표현했을 정도다.
금요일밤부터 쉴새없이 쏟아지는 눈에 주민 대부분은 집안에 꼼짝없이 고립되는 신세가 됐다. 워낙 많은 양에 눈 치울 엄두조차 내지 못했고 차량은 눈속에 완전히 파묻혀 눈더미와 구분이 안 될 정도가 됐다.
여기에 전기마저 끊긴 집들은 가족이 눈밭을 헤치며 주변 호텔로, 쉘터 등으로 대피해야 했다. 그것도 대부분 만원 사례여서 은신처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렇게 30여만 명이 어둠속에서 아침을 맞았다.
인명피해도 있었다. 눈이 처음 내리기 시작한 금요일밤 눈속에 빠진 차량 운전자를 도와주던 남성 2명(부자지간)이 제설 트럭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또 버지니아에서만 1700여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14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번 폭설은 갖가지 날씨 기록도 경신했다. 볼티모어시에만 28인치가 내려 2003년의 최고 기록 26.8인치를 갈아치웠다. DC의 경우 27.5인치에 그쳐 1922년의 28인치에는 다소 못미쳤다. 하지만 인근 지역으로는 메릴랜드 콜스빌에 40인치, 버지니아주 하웰스빌에 37인치의 눈이 쌓여 기상청 관측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폭설에 각급 학교, 기관, 상점 등은 말할 것 없이 심지어 우체국까지도 우편물 배달을 중단했을 정도였다. 우체국의 경우 과거 30년간 기상이변으로 인해 배달을 중단한 적은 없었다.
각급 지방정부의 제설 예산은 이미 바닥나 버렸지만 그래도 작업은 그치지 않았다. 다행히 7일 화창한 날씨를 보이면서 제설작업도 활기를 띄어 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는 일부 소통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7일밤부터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빙판길이 되는데다 조만간 또 다시 눈 소식이 기다리고 있어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기상청은 9일 오후부터 워싱턴 일원에 눈이 또 내리겠다고 예보한 상태다. 캘리포니아를 지나 7일 현재 중부 내륙에 걸쳐있는 눈구름대는 최고 10인치 가량의 눈을 뿌리며 동부지역으로 접근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눈의 경우 8인치 이상 내릴 확률은 15%로, 4~8인치, 혹은 1~4인치 가량 내릴 확률은 30%씩으로 예보했다. 하지만 눈의 양을 떠나 아직 폭설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이어서 당분간 눈으로 인한 피해와 생활불편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천일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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