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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고모, 불법체류 혐의 이민법원 출두

온얀고 질병 등 이유로 피난 신청…체류 요청
대통령 "불법 사실 몰랐다, 법대로 처리돼야"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리카 출신 고모가 4일 보스턴의 연방 이민 법정에 출두했다.

연방 이민국은 케냐 태생인 제이투니 온얀고(57 Zeituni Onyango)가 이날 피난 신청과 관련해 연방 이민법원의 청문회에서 증언했다고 확인했다.

온얀고는 이날 휠체어에 지팡이를 든 채로 법정에 나와 약 2시간 반 동안 자신의 처지를 설명했다. 지난 2000년 미국으로 이주한 온얀고는 불법체류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얀고는 건강상의 이유 등을 들어 피난을 신청하고 미국 체류를 요청했다고 그의 변호인 측은 밝혔다.

비공개로 열린 온얀고의 이날 청문회에는 2명의 의사도 출두해 증언을 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민 법원 판사는 이날 청문에 주력하고 온얀고의 피난 요청 등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온얀고는 앞서 지난 11월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질환을 앓고 있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자신이 장애자이며 길렝-바레 증후군으로 신체마비 증상을 겪고 난 뒤 다시 걷기를 배우기 시작한 상태라고 말했었다.

길렝-바레(Guillain-Barre) 증후군은 자가 면역 질환의 일종으로 말초 신경 장애가 주요 증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얀고는 오바마 대통령 아버지의 이복 동생이다. 그는 2000년 미국에 입국한 뒤 피난 신청을 냈으나 기각된 바 있다. 이어 2004년에는 추방 명령을 받았었다.

그러나 온얀고는 추방 명령에 응하지 않고 계속해 보스턴의 공공 수용 시설에서 거주해 왔다.

온얀고가 불법 체류자라는 사실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008년 11월 대선에서 당선되기 직전에 처음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고모가 불법으로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줄 몰랐다며 이민법은 자신의 고모에게도 지켜질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온얀고는 이와 관련 오마바 대통령에게 자신의 사건과 관련해 도움을 요청하거나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에게 자신의 미국 체류와 관련한 어려움을 얘기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대통령은 내 문제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고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백악관의 로버트 깁스 공보 담당 비서는 이번 소송과 관련 2008년 대선 이후 오바마 대통령과 온얀고 사이에 일체의 접촉이 없었으며 온얀고의 소송 비용을 대주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깁스 공보 비서는 또 "이번 청문회에 우리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온얀고는 오바마 대통령의 비망록에도 등장한 바 있다. 오마바 대통령은 '나의 아버지로부터 꿈: 인종과 유산'(Dreams from My Father: A Story of Race and Inheritance)이라는 책에서 온얀고를 '앤티 제이투니'라며 사랑스럽게 묘사했다. 또 지난 88년 케냐 여행 때 온얀고 고모와 만난 일도 기록했다.

온얀고는 케냐에서 오마바 대통령의 친부와 함께 오마바 대통령의 이복 형제 자매들을 돌보다가 미국으로 이주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 시절 온얀고 고모를 방문하는 등 대통령 당선 직전까지 관계를 이어온 바 있다.

김창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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