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굴 들어간 오바마, 공화당 연수원서 설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사사건건 자신이 추진하는 정책의 발목을 잡아온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연례 정책연수 행사에 직접 참석 공화당 의원들과 뼈있는 대화를 주고 받았다.야당의원들의 정책토론 행사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9일 워싱턴DC 인근 매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열린 공화당 하원의원 정책연수 행사에 참석하게 된 것은 공화당측이 먼저 참석의사를 타진 오바마가 흔쾌히 수락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행사진행 방식을 놓고 오바마가 제의한 조건에 오히려 공화당 측이 의표를 찔린 모양새가 됐다.
토론과 대중연설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인물인 대통령이 행사 참석의 조건으로 방송 카메라와 취재기자들에 대해 행사장 입장을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했기 때문. 결국 케이블TV로 생중계된 가운데 오바마는 행사초반부터 공화당 의원들을 거세게 몰아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료보험 문제건 에너지 문제건 모든 이슈에서 우리가 견해를 같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공화당 의원들이 이들 이슈에 대처하는 방식이 마치 내가 국민의 삶에 거대한 정부를 강요하는 음모로 치부한다면 협상의 여지가 없게 된다"며 "여러분들이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대통령이 나라를 파멸시키기 위해 온갖 정신나간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당신들 스스로가 초당적인 협력의 여지를 극도로 축소시켰다"고 쏘아부쳤다.
특히 7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킬 때 공화당 의원이 예외없이 전원 반대한데 대해 실망했다며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분들 가운데 일부는 자신이 반대표를 던졌던 경기부양책의 재원으로 이뤄지는 지역구의 프로젝트 기공식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고 말해 공화당 의원들의 이중적인 행태를 꼬집었다.
그러나 공화당 측은 이번 행사를 통해 공화당이 열린 자세로 진지하게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는 야당임을 부각시키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탓에 오바마를 지나치게 공박하는 것은 자제했다.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