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선거광고 허용 판결 맹비난 파문···알리토 대법관 "사실과 다르다"
'정치의 사법부 개입' 오해 소지
알리토 대법관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 동료 대법관 5명과 함께 검은색 법복 차림으로 하원 전체회의장의 맨앞줄과 다음 열에 나란히 앉아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했다. 대법관 뒤편에 앉은 민주당 의원들이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을 하는 동안 몇차례나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갈채를 보낼 때 이들 대법관은 무표정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대법관들을 바로 코앞에 둔채 지난주 기업들의 선거관련 TV광고를 무제한 허용하는 판결을 내린 것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자 대법관들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 오바마는 "권력분립 자체는 존중하지만 100년 가까이 이어져온 법을 대법원이 뒤집은 것은 외국계 기업을 포함 특수이해 집단의 자금이 무제한으로 선거판에 쏟아져 들어올 수 있는 문을 합법적으로 열어준 것"이라 비판했다.
이때 로버츠 대법원장 뒤에 앉아있던 알리토 대법관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그게 아닌데(not true)"라 혼잣말을 하는 입술 모양이 카메라에 잡혔다.
조지 W 부시 전임 대통령에 의해 대법관에 지명됐던 알리토 대법관의 이런 모습을 놓고 진보와 보수 양쪽은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진보성향의 '미국식으로 사는 사람들'이란 단체는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고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대법원 판결을 국정연설에서 거론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보수계층에서는 "대법관들을 앞에다 두고 마치 꾸중하듯이 비판을 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았다"며 "워싱턴 정치의 사법부 개입이란 오해를 부를수 있는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라 주장했다.
신혜림 기자 shi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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