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유괴범처럼 추궁해 한인 여성 자살···CNN 간판 앵커 법정 선다
한인 여성 양부모가 소송
그레이스는 지난 2006년 두 살짜리 아들이 유괴된 20대 한인 여성을 방송에서 인터뷰하면서 마치 범죄자처럼 추궁해 자살에 이르게 했다는 혐의로 여성의 부모에게 소송을 당했다.
ABC방송 등 외신은 최근 플로리다주 법원이 그레이스에게 이 사건과 관련돼 검찰의 신문을 받을 때에 이 내용이 녹화돼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27일 보도했다.
법원이 자신의 진술이 녹화되지 않게 해달라는 그레이스 측의 요청을 기각한 것이다.
대신 소송인 측 변호인은 이 영상을 제3자에게 공개하거나 법원의 허가 없이 진술의 어떤 부분도 외부에 유출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06년 9월 7일 두 살짜리 아들 트렌턴을 잃어버린 어머니 멜린다 더켓(Duckett.한국명 이미경.당시 21세·사진)이 CNN 방송에 전화로 연결되면서 시작됐다. 검사 출신인 그레이스가 진행하는 방송이었다.
그녀는 시종일관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댔다. "아들이 자고 있을 때 어디 있었죠?" "그날 무엇을 했는지 왜 말하지 않는 거죠?" "거짓말 탐지기 검사는 받아봤나요?" 등등 마치 아들을 유괴한 것이 어머니라도 되는 양 날카롭게 '심문'했다.
결국 멜린다 더켓은 인터뷰 다음 날 앵커 그레이스와 한 인터뷰가 방송되기 수 시간 전에 스스로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
더켓의 미국인 부모는 "그레이스가 의도적으로 내 딸을 범죄자처럼 추궁해 자살로 몰고 갔다"며 반발했다. 그로부터 2개월 후 이들은 그레이스와 CNN 방송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레이스는 "나는 기자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물어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켓을 자살로 몰고 간 것은 스스로 느낀 죄책감 탓이었을 것"이라며 "15~20분짜리 인터뷰가 사람을 죽였다고 보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멜린다 더켓은 생후 4개월째인 1985년 미국에 입양됐다.
조슈아 더켓과 결혼한 그는 2006년 초 이혼한 뒤 아들 트렌턴과 살아왔다. 그리고 같은 해 8월 27일 오후 9시쯤 트렌턴이 유괴됐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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