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추적 - 팰팍 한인 노부부 살인-자살 사건] 암 선고 후 “더 이상 살기 싫다”
건강 나빠져 최근에는 우울증까지…목사 “아내 챙겨 주던 모습 기억 나”
유가족에 따르면 1년전 전립선 암 선고를 받은 남편 김모(79)씨는 최근 건강 상태가 악화되자 “더이상 살기 싫다”는 말을 가족들에게 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다음주 전립선암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 할 계획이었다.
김씨는 암에 걸리기 전 이미 고혈압·당뇨까지 앓고 있었고, 최근에는 수면제에 의존해야 잠이 들 정도로 심리적으로도 불안한 증세를 보였다는 것이 아들의 말이다. 아들 김씨의 말에 따르면 아내 조모(78)씨의 건강 상태가 점차 안 좋아진 것도 병수발에 지친 김씨에게 부담이 됐다고 밝혔다.
26일 본지와 만난 아들 김모(52)씨는 “출근전 아버지와 항상 같이 식사를 하곤 했는데, 이날은 식사를 하지 않으셨고, 그게 마음에 걸려 집에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아 불안감을 느꼈다”며 “부모님이 더 오래 살기 바랬지만 이렇게 갑자기 떠나실 줄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2006년 3월 가족 초청으로 영주권을 취득한 뒤 이민왔다. 그 후 팰리세이즈파크 아파트에서 아들과 함께 살아왔다. 이들 부부는 뉴욕 한 업소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아들 수입에 의존해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김씨 부부의 딸 2명은 현재 애틀랜타에 살고 있다. 김씨는 뉴저지한인상조회에 가입했지만 평소 아내 간호를 위해 대외 활동은 거의 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출석했던 뉴저지소망장로교회 박상천 목사는 “부부는 2006년 7월부터 교회에 나왔지만 몸이 불편해 자주 얼굴을 보지 못했다”며 “가정 방문을 하면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내비치던 조씨의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남편이 부인을 챙겨주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이런 일이 생긴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유가족측은 뉴저지 중앙장의사와 장례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정승훈 기자 star@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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