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OC] [강석희 어바인 시장 자서전 '유리천장 그 너머'-76] "아빠는 가족보다 친구와 만나는게 더 중요해?"

30년 고대하던 친구보려 9·11 테러에도 한국행

인생에서 인연만큼 소중한 것이 또 있을까? 나는 사람과의 인연을 대단히 중히 여긴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오랫동안 기억하고 연락이 닿지 않으면 이리저리 수소문해서 다시 인연을 살리고 만남의 기쁨을 최대한 누리며 살려고 한다. 미국에 살면서도 학창 시절의 친구들이 그리워 먼저 연락을 취하고 소식이 끊긴 친구는 어떻게든 찾아내곤 했다.

때로 사람 좋아하는 병 때문에 상처를 받는 일도 더러 있지만 그럴 때는 크게 연연하지 않고 넘기려 한다. 인간관계란 것이 언제나 만족스러울 수 없고 사람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고 인연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도 9.11테러가 발생했던 2001년 9월 정말 짜릿했던 친구들과의 만남을 잊지 못한다. 그해 9월 15일은 대학 입학 30주년을 맞아 동기들이 대거 뭉치기로 한 날이었다. 마침 모교에서도 홈 커밍 데이 행사를 대대적으로 준비하고 해외에서 활동하는 동기들을 초청해 주었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이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던 중 그 끔찍한 9.11테러가 일어났다. 곧이어 서울행 비행기가 뜨지 못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나는 서울에 있는 친구들에게 갈 수 없다고 통지하고 애석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행사 전날 밤 국제선 운항이 다시 허용되면서 친구와 함께 비행기에 몸을 싣고 고대하던 30년 행사에 참석할 수 있었다.

그때 고등학생이던 딸아이가 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빠는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 친구들이 좋다고 가족들 걱정은 하지도 않는 거야?"라며 몹시 몰아세웠다. 더군다나 9월 15일은 내 생일이기도 해서 딸의 서운함은 더 컸을 것이다. 하지만 친구들이 그리운 걸 어쩌랴. 딸을 간신히 안심시키고 겨우 집을 빠져나왔다.

행사장에는 무려 1000여 명의 교우들이 각지에서 모였다. 모두가 얼마나 반가워했는지 모른다. 처음 보는 얼굴들도 있었지만 우리는 금방 친해졌다. 참석하지 못했더라면 그렇게 좋은 친구들을 사귈 기회를 영영 놓쳤을 것이다. 윤은기 홍용택 이동헌… 정말 내 인생에 소중한 친구들이다. 그들을 새로 만날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한다.

친구들은 내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준다. 나는 시간만 나면 수첩을 뒤척이며 '이 친구는 뭐 할까 이분과는 연락한 지 참 오래 됐네' 하면서 느닷없이 전화를 걸곤 한다. 사람을 좋아하는 것 이것은 나의 불치병이다.

그레이트파크의 꿈

어바인 시는 캘리포니아 LA카운티에서 남쪽으로 약 65킬로미터 떨어진 오렌지 카운티의 중심 도시다. 오렌지 카운티에는 34개의 도시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어바인은 주거와 산업 환경이 균형 있게 발전한 가장 이상적인 계획도시로서 미국 전역에서 명성이 높다. 1966년에 UC어바인대학이 설립되었고 이 대학을 중심으로 발전을 거듭하다가 1971년 12월 어바인 시로 독립되었다.

어바인 시는 원래 어바인 랜치라고 불리는 평원으로 콩밭과 목장 지역이었다. 1866년 제임스 어바인이라는 사람이 구입하여 그 가문에서 소유해 오다가 1960년대 후반에 어바인컴퍼니가 설립된 후 총체적인 마스터 플랜에 따라 차근차근 개발되기 시작했다.〈계속〉

글.사진=올림 출판사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