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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강석희 어바인 시장 자서전 '유리천장 그 너머'-75] 내 주장 보다 상대방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 노력

시의원출마때 "유권자 마음 얻겠다" 전략 적중

요즘 나한테 이런 애정 어린 충고(?)를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다. 시장이 되었으니 교인이 수천 명인 대형 교회에 출석해야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그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나는 가벼운 웃음으로 대신하곤 한다. 정치적으로 계산하자면 응당 그러는 것이 유리하겠지만 나 개인의 작은 이익을 위해 30년 이상 다니던 교회를 마다하고 다른 교회로 옮기는 것이 스스로 용납되지 않는다. 마치 나 자신을 속이는 것처럼 느껴진다.

주변을 돌아보면 목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아이들 교육 환경에 좋지 않다고 거리가 멀다고 교인들이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열심히 다니던 교회를 바꾸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도무지 그게 안 된다. 교회를 바꾸는 것이 큰 잘못을 범하는 것도 아닐 터인데 말이다. 조영남씨 말대로 고지식한 건지도 모르겠다. 좀 변통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한 길을 택하면 우직하게 그 길을 걸어가는 스타일은 어쩌면 아버지한테서 물려받은 강씨 고집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나는 일이건 대인관계건 지금 몸담고 있는 공직의 길이건 초심을 지키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뜻을 세우고 발을 내디뎠으면 최선을 다해서 우직하게 나아가려고 한다.

큰 줄기를 세우고 나면 주변의 작은 변화는 좀처럼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세세한 것에 잘 신경을 쓰지 못하는 편이다. 아내와 아이들이 자상한 면이 없다고 불평하는 것도 충분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아내가 이런 말을 한 적도 있다.

"당신은 큰 그림을 그리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추진하고 현명하게 판단해요. 나도 당신과 생각이 달라 어긋날 때도 있지만 지나고 보면 당신의 생각을 따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정치를 하는 공직자로서는 아주 좋은 장점이에요. 그러나 세세한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은 가족과 친구들로 하여금 섭섭한 생각이 들게 할 때도 있어요." 백번 맞는 말이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미안할 때가 많다.

◇당신 편이 되어 일하겠다

나에게는 세일즈를 할 때나 정치를 하면서 꾸준하게 지켜온 원칙이 있다. 내 주장을 관철하려 들기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여주다 보면 고객이든 유권자든 결국 내가 의도한 대로 내 편이 되어주었던 경험을 수없이 했다.

서킷시티에서 일할 때도 실적을 올리겠다는 조급한 생각에 제품을 무리하게 홍보하는 쪽보다는 고객의 신뢰를 얻는 쪽을 선택했다. 진심을 담아 상대방의 눈을 보며 이야기하고 고객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느낌이 들도록 설명하고 응대했다. 그렇게 믿음을 주고 고객에게 진심으로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실적은 저절로 좋아졌다.

무명이던 내가 처음 어바인의 시의원으로 출마하여 단기간에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당선되었던 것도 다름 아닌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겠다는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이리라. '내가 능력 있는 사람이니까 나를 뽑아달라'가 아니라 '내가 당신의 마음을 알고 있다. 당신의 편이 되어서 일하겠다'는 인상을 심어줌으로써 내가 그들의 진정한 대변인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심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이런 삶의 방식은 금방 효과를 나타내기 어렵다. 하지만 좀 더딜지라도 결국은 더 큰 과실로 돌아온다는 것을 나는 경험을 통해 터득했다.

〈계속>

글.사진=올림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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