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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장로병원 한인의사들-2] 최명혜 심장내과 전문의

"심장수술 성공 여부는 시간, 그래서 종합병원에 사무실"
강한 방사선 차단 위해 수술 때 입는 '철판 가운'
"힘든줄 모르니 체질이죠"

심장전문의 중에는 여성이 많지 않다. 그 중에서도 풍선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여의사는 더욱 적다.

"의대생일 때 저의 교수는 손끝이 민감하다고 뇌 전문의를 권했어요. 그러나 제 적성상 논리적인 숫자로 하는 것이 맞았고 암기는 자신 없었어요. 뇌쪽은 가장 암기가 많은 분야거든요(웃음)."

이화여고 다닐 때 네바다주로 가족이 이민을 왔다. 80년대 초에 네바다주에서 유일한 의대인 네바다 주립대학 의대를 졸업한 후 가주로 와서 로마린다 의대와 굿 사마리탄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와 현재 하고 있는 풍선시술 전문의 수련을 마쳤다.

그 후 세인트 빈센트와 굿 사마리탄 병원에 개인 사무실을 열고 환자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할리우드 장로병원으로 사무실을 옮긴 지는 3년이 된다.

"물론 다른 부분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심장 쪽은 일초를 다투는 급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처음 개업할 때부터 종합병원 안에 사무실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환자 편에서도 응급시 구급차를 따로 부를 필요없이 그대로 병원 수술실로 가면 되니까요."

평소에도 한국제품을 애용했고 한인이 운영하는 상점을 찾아다닐 정도로 한국에 애정이 많았다. 15년 있던 세인트 빈센트 병원에서 이곳으로 온 것도 '주인이 한국사람'이란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사무실 이전 후에야 알게 됐지만 10년 전 쯤에 이 병원의 대표인 차광렬 박사의 부친을 제가 치료한 적이 있다는 걸 알고 인연이라 좋아했다"며 "특히 한인 환자들을 위해 한인 주방장이 따로 있어서 그 점이 더욱 마음에 든다"고 웃는다.

80년 초기만 해도 심장 풍선 시술은 새로운 기술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심장수술 10건 중에서 1건 만이 절개수술을 하고 나머지 9건은 풍선시술로 치료할 정도로 발전했다고 설명한다.

전신마취를 하는 절개수술과 달리 가느다란 줄이 들어 갈 만큼 피부 마취만 하면 된다. 따라서 환자의 회복이 빠른 잇점이 있다. 줄에 달린 작은 풍선으로 막혀버린 심장 판막이나 혈관 혹은 다리의 동맥 등을 여는 이 시술을 최 전문의는 20년 가까이 되는 동안 500 케이스가 넘게 시술했다.

"강한 방사선 아래서 수술하기 때문에 방사선 차단을 위한 특수 철판 가운을 입고 수술실에 들어가요. 건장한 미국 남성 의사들도 그 무게때문에 수술 후에 몸이 땀에 젖을 정도에요."

그러나 최 전문의는 그렇게 힘든 줄 모르겠다며 '아마도 적성같다'며 웃는다.

"처음 의대 인터뷰를 할 때 '결혼할 것이냐?' '아기를 낳을 것이냐?'하는 질문을 직접적으로 교수들이 했어요. 그 이유는 의대쪽에서 볼 때 열심히 가르치고 투자해 놓아도 여성들의 경우 결혼생활과 밸런스를 맞추기가 힘들어 힘들게 배운 지식을 활용치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지금은 이같은 질문을 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며 그만큼 그 당시만해도 여성이 의사가 된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지금은 의대생 중에서 반이 여학생이 차지할 정도로 유능한 여 의사들이 계속 배출되고 있다며 흐뭇해 한다.

그러나 여성으로서 결혼생활과 자신이 힘들게 배운 지식을 밸런스 맞추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의지와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는 점도 지적한다. "특히 심장쪽은 새로운 시술이 계속 업데이트 되기 때문에 항상 '학생'이라 생각하고 공부하는 것을 즐기지 않으면 해내지 못할 것"이라며 "죽을 때까지 다 못배우고 가는 것이 바로 의사 직업"이라고 말한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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