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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 [강석희 어바인 시장 자서전 '유리천장 그 너머'-74] 미주 한인들 한국 정치 참여 좋지만 미국서 정치력 키우는 것이 더 중요

해외동포 참정권 어떻게 볼 것인가

한인들이 유권자 등록을 하고 투표에 적극 참여해서 우리의 정치력을 높이자고 역설해 온 나이지만 해외동포 참정권 문제는 좀 복잡하게 다가온다. 유학생이나 단기 체류자 등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한국인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미국에서 계속 살기로 작정하고 영주권을 취득한 한인동포들에게까지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은 좋은 취지인 것은 분명하지만 만만치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

나는 유대 민족을 상당히 높게 평가한다. 그들은 나라 잃은 민족으로 2000여 년을 차별 속에서 살아오면서도 정체성을 잃지 않았고 지금은 세계 곳곳의 정치와 경제 금융 언론 등에서 막강한 힘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 내 유대인은 불과 700만이다. 오랜 이민의 역사에 비하면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다. 그러나 바로 이들이 미국 정치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각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각급 유대인 단체들은 정치인들을 친이스라엘파로 만들기 위해서 많은 투자를 한다. 매년 수천 명씩 이스라엘로 초청하여 자국에 우호적인 인사로 만드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있다. 나도 미국유대인협회의 초청으로 일주일 동안 이스라엘을 방문해서 중동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고 돌아왔다. 그들은 미국인인 동시에 유대인이다.

미국 유대인들은 우리 한인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그것은 우리 자신이 발을 딛고 서 있는 현지에서 힘을 기르고 현실의 무대에서 성공 스토리를 계속 써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해외에서 생활하는 한인들의 위상이 굳건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그다음의 문제다. 우선적으로 미국 정치에 참여하고 미국 정계에 진출하면서 정치력을 결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한인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은 아직 갈 길이 먼 동포사회의 정치력을 분산시킬 수도 있어 자못 우려스럽다. 또한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 자칫 한국의 정치 상황에 따라 한인사회가 양분되어 소모적인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

교회도 친구도 평생을 함께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2008년 11월 말 「월간중앙」과 게릴라 인터뷰를 가진 적이 있다. 가수 조영남씨가 담당하는 '무작정 만나러 갑니다'란 코너를 통해서였는데 무려 7시간 동안의 긴 대화가 이어졌다. 대화의 한 토막을 소개한다.

조영남: 종교는 어떻게 돼요?

강석희: 기독교입니다.

조영남: 언제부터요?

강석희: 사실 미국에 처음 와서 교회에 나가야 한인을 만날 수 있으니 나가기 시작했죠. 한 교회를 31년 동안 섬기고 있습니다. 원래 성격이 얍삽하지 못해요.

조영남: 얍삽이 아니라 고지식하네.

강석희: 원래 강씨 고집이 유명하죠.(웃음)

미국에 오자마자 누님이 다니던 샌타애나 시에 있는 윌셔장로교회에 출석하게 되었다. 오렌지 카운티에서는 가장 큰 교회 중 하나였다. 하지만 얼마 후 교회에 문제가 생기면서 교인 간의 갈등과 이탈의 내홍을 겪어야 했다. 그 과정에서 교회가 분열되고 이사 가고 재통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서로 한 발씩 물러서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았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었다. 나는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묵묵히 교인으로서의 자리를 지켰다. 그러는 동안 윌셔장로교회와 통합한 오렌지카운티의 가나안장로교회에 지금껏 30년 넘게 다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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