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과이어, 왜 입 열었나? 카디널스 코치 복귀 정지작업
명예의 전당 입성 기대감
더구나 2001시즌 후 현역에서 은퇴한 맥과이어는 2005년 의회 청문회에서도 스테로이드 복용과 관련한 질문에 얼버무리고 넘어갔다. 그런 맥과이어가 과거의 잘못을 새삼 밝히고 나선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맥과이어는 올해부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타격코치로 일할 예정이라 과거사 고백은 이에 대한 사전정지 작업이란 것이다. 자신이 스테로이드 사용 사실에 대해 진실을 밝히지 않고 넘어 갈 경우 시즌 내내 언론들이 이를 물고 늘어질 것이며 이는 결국 팀에 해가 되기 때문에 시즌에 앞서 결자해지의 자세로 사실을 밝혔다는 것이다. 실제로 언론들은 지난해 맥과이어가 세인트루이스 타격코치로 계약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그의 새 출발에 대한 관심보다는 그가 과거사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맥과이어는 "절대 스테로이드에 손대지 말았어야 했는데 바보처럼 실수를 저질렀다"며 "과거를 돌아보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잘못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데 언론에서도 더 이상 비난할 이유가 없어지고 말았다. 오히려 세인트루이스 라루사 감독은 ESPN과의 인터뷰를 통해 "맥과이어가 자신의 과거를 밝힌 데 대해 용기를 얻었으며 그의 설명은 잘 납득될 것"이라며 맥과이어를 지지하는 효과까지 냈다.
또 다른 이유는 명예의 전당 입성에 대한 기대다. 1998년 70개의 홈런을 쳐 1961년 로저 매리스의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 61개를 깨트렸고 통산 583개의 홈런과 1414타점 통산 타율 2할6푼3리를 마크한 맥과이어는 올해도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탈락했다. 성적이야 충분하지만 금지약물 복용과 솔직한 시인 등이 없었기에 투표권을 가진 기자들이 벌써 4년째 비토를 놓았다.
하지만 그동안에도 맥과이어를 두고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파들이 많았다. 이제 맥과이어가 솔직하게 고백했으니 그를 지지하던 기자들은 도덕성을 떠나 성적만 놓고 판단할 기준이 생긴 셈이다. ESPN이 벌써부터 "맥과이어가 비로소 깨끗해졌다"며 면죄부를 주는 분위기라면 내년부터 맥과이어에 대한 명예의 전당 투표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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