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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 [강석희 어바인 시장 자서전 '유리천장 그 너머'-69] 내가 닮고 싶은 정치인의 표상 '신효범' 의원, 그의 말·글은 내가 새겨듣고 실천해야 할 일

쥐 잡아 배 채우던 어린 시절

신호범 워싱턴주 상원의원의 자서전 '사랑하며 섬기며'는 진정한 인간 승리가 무엇인지 과연 정치인의 길은 무엇인지를 뼛속 깊이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어린 신호범은 거지였다. 허기에 주린 배를 움켜쥐고 그가 찾아가는 곳은 남대문 시장통이었다. 떡볶이 노점상 앞에서 침을 삼키며 바라보고 있으면 가끔은 아주머니가 불러서 한 접시 먹으라고 주기도 했다. 하늘이 내려준 꿀맛이었다.

또래 아이들과 함께 여의도 백사장에 가서 사람들이 버리고 간 음식을 주워 먹기도 했다. 쓰레기통을 뒤져서 버려진 음식을 꺼내 먹었다가 식중독에 걸려 길거리에서 데굴데굴 구른 적도 많았다.

"어린아이들은 내 얼굴에 침을 뱉고 가방 속에서 나무 필통을 꺼내 사정없이 때렸다. 비가 오는 날에는 진흙탕에 던져졌다. 이렇게 학대를 받다 보니 사람이 두려웠다. 사람에 대한 공포심이 컸지만 그러나 사람을 만나야 구걸을 할 수 있는 거지 신세였기에 곤고한 하루살이가 지옥이었다."

특히나 겨울은 거지 소년에게 죽음과도 같았다. 먹을 것이 없어 처마 지붕 밑에 있는 참새 알이나 새끼는 물론이고 쥐새끼까지 잡히는 대로 깡통에 담아 구워 먹었다.

"그리움이나 외로움 같은 정서는 내게 사치였다. 당장 입을 옷이 없고 신고 다닐 신발이 없고 무엇보다 텅 빈 뱃속 때문에 허리를 펼 수 없을 정도로 배를 곯았다. 하늘이 빙빙 도는 빈혈에 시달리며 먹을 것을 구걸해야 하는 배고픈 설움이 하늘에 사무치도록 나를 서럽게 했다."

하루하루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여야 했던 소년은 급기야 해외로 입양되고 초인적인 노력으로 대학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생부와 계모를 찾았고 부모님은 물론 이복동생들까지 모두 미국으로 초청하여 교육을 시키고 사업 자금을 주어 정착시켰다. 한없이 어진 마음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신 의원은 "대개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흐릿하다고 하지만 나의 경우 뼛속에 저린 추억들이 어린 날의 슬픈 상처로 각인되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말한다.

언젠가는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을 이야기하다가 "미국에서는 인종 차별을 받았지만 한국에서는 인간 차별을 받았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나도 모르게 눈물을 왈칵 쏟기도 했다.

신 의원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아무리 환경이 어렵다 한들 그의 어린 시절만 했으랴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조금만 어려워도 포기하고 절망하는 이들에게 이보다 더 훌륭한 인생 교과서도 없지 않을까.

나 자신도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지금에 이르렀지만 그의 인생 앞에서는 아직도 내 자신이 나약하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할 수밖에 없다.

정치인은 국민의 종이다

신호범 의원은 내가 닮고 싶은 정치인의 표상이다. 그의 말과 글은 곧 내가 새겨듣고 앞으로 실천해야 할 길이 된다.

신 의원은 '정치인은 국민의 종이다'라는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적어도 국민을 대변해서 정치 지도자가 되고자 한다면 무엇이 국민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인가를 알아야 한다. 나를 지지해 준 유권자들이 내게 표를 던진 것은 선거공약을 지키라고 요구한 의사 표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정치인은 국민의 종이다. 종이 어떻게 주인의 재산을 낭비하고 주인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겠는가. 나는 이런 신념을 갖고 정치인의 길을 걷고 있다."

'본받고 싶은 정치인의 자세'라는 글에서는 "정치인이 주는 것보다 받는 것 헌신보다 누리는 것 겸허함보다 오만함 역사와 국가와 민족보다 현실과 당리와 자신을 더 앞세운다면 정치는 물론 정치가의 미래는 멸망으로 달리는 고장난 기관차에 타고 있는 처지가 된다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며 현실 정치인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낸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확고한 정치철학이 드러나는 대목이다.〈계속>

글=올림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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