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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 [강석희 어바인 시장 자서전 '유리천장 그 너머'-67] 한미정치인 한마당 축제 '한미 정치인 오찬'…한인사회 정치 이정표 세운 기념비적 행사

영어권 젊은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조직과 1세 한국어권 위주로 구성된 민주당 조직이 합쳐지면서 나는 더욱 힘을 받게 되었다. 한미민주당협회의 조직력도 더욱 단단해졌다. 한인사회에서도 바람직한 일이라며 두 단체의 통합을 반겼다.

2000년 8월 LA에서 열린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 전당 대회 둘쨋날인 15일 한인사회에 기념비적인 행사가 마련되었다. 우리 협회가 주관한 '한미 정치인 오찬 행사'가 열린 것이다. LA 다운타운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전당대회장 테리 매칼리프가 환영사를 해주었고 노먼 미네타 상무장관 게리 락 워싱턴 주지사 빌 로키어 검찰총장 외에도 연방 상.하원의원 등 비중 있는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마침 그때 한국에서 온 14명의 국회 참관단도 함께하게 되면서 참여 인원이 500여 명을 넘어섰다. 이날의 행사는 한미 정치인들의 한마당 축제로서 한인사회에 중요한 정치적 이정표를 세운 기념할 만한 사건이 되었다.

LA타임스는 이 행사를 대서특필하면서 한인사회의 정치적 신장을 집중 조명했다. 민주당 전당대회의 공식 일정으로 채택된 데다가 민주당의 거물들이 그것도 특정 소수계 커뮤니티가 주최한 행사에 대거 참석한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일대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한인 언론들도 이 행사를 상세하게 보도하면서 큰 의미를 부여했다. '높아진 한인 정치력의 수준을 보여준 행사였다' '한인 정치력 신장의 가능성을 열었다'며 높이 평가했다.

한미민주당협회는 단번에 전국적 관심의 대상이 되었고 나 또한 지역의 정치 활동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전 민주당 조직에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이에 앞서 앨 고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전국 대의원으로 선임되기도 했지만 이 행사의 성공에 고무되어 나는 더욱 적극적으로 선거 캠페인에 뛰어들었다. 테네시주 워싱턴 DC 등 장소를 불문하고 고어의 당선을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하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54만 표를 더 받고도 미국 선거의 전통적인 선거인단 제도로 인해 우리가 밀던 앨 고어는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나는 너무 억울한 나머지 선거가 끝난 다음에 한참 동안을 앓아누웠다.

그럼에도 그간 한인사회가 민주당에 대해 갖고 있던 인식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난 것은 드러나지 않은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었다. 예비선거와 각종 설문 조사를 검토한 결과 공화당 지지세가 강했던 한인사회에 민주당을 선호하는 양상이 뚜렷해진 것이다.

한미민주당협회의 활동상에 대해 언론과 여론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는 좀 더 실질적인 권익 향상 운동을 벌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우리가 직접 이슈를 제기하고 관철시켜 나가기로 했다. '정치 참여'를 하기로 한 것이다.

이리하여 우리는 주지사나 주요 정치인들을 한인타운으로 초청하여 한인사회 이슈에 대한 입장을 듣고 해결 방안을 촉구했다. 또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담아 관련 정치인들에게 압력을 가했다.

정말이지 정치란 하면 할수록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일이다. 아무리 잘나가는 정치인이라도 한인들이 힘을 모으면 언제든지 우리에게 주목한다는 사실을 여러 행사를 통해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어차피 정치인이란 여론에 죽고 사는 존재이기 때문에 여론을 잘 조직하여 제시하면 어렵지 않게 그들을 움직일 수 있었다.

또 한인사회와 주류 정치인들의 만남을 통해 한인사회 전체가 서서히 정치력 신장의 중요성에 눈뜨게 된 것도 큰 소득이었다. 정치에 대해 가졌던 막연한 두려움도 많이 없어졌다. 각종 정치 행사를 경험하면서 특별한 연줄이 없더라도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는 자신감도 생겼다.〈계속>

글.사진=올림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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