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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사랑은 너무 복잡해(It's Complicated)] 그 이혼녀는 어떤 사랑을 선택할까

전 남편과는 '익숙한 사랑'…새 남친과는 '낭만적 사랑'
섬세한 촉수와 재치로…남녀사이 감정 읽어내

참 복잡하다. 사랑해서 결혼하고 아들 딸 낳아 20여년을 잘 살다가도 바람난 남편에게 버림받으면 하루아침에 이혼이다.

감독: 낸시 메이어스
주연: 메릴 스트립, 스티브 마틴, 알렉 볼드윈
장르: 로맨틱 코미디
등급: R


그 아픔을 극복하려 10여년을 애인 하나 없이 죽어라 살림에 사업에 애들까지 잘 키워내자 전 남편이 치근덕댄다. 새파랗게 어린 여자랑 결혼해 잘 살고 있으면서 말이다. 심지어는 "당신과 다시 사랑에 빠진 것 같다"며 사탕발림 말을 해대고 저돌적 '육탄 공세'까지 펼친다.

머리로는 '미친 짓'이라고 스스로를 다잡아 보지만 수십년을 살 섞고 살았던 '익숙함'에 나도 모르게 사고를 쳤다. 이건 하룻밤 불장난도 아니고 불륜도 아니고 복수도 아니고 도대체 뭐란 말인가. 복잡해도 이렇게 복잡할 수가 없다.



작가 겸 감독으로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 '사랑할 때 버려야 아까운 것들'(Something's Gotta Give) 등의 전작에서 여성들의 마음을 빼어나게 읽어왔던 낸시 메이어스는 신작 '사랑은 너무 복잡해'(It's complicated)를 통해 또 한번 그 섬세한 촉수와 재치로 남녀사이의 미묘한 감정들을 읽어낸다.

새 장가 든 전 남편과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관계를 유지하며 세 남매를 잘 키워낸 제인(메릴 스트립)은 아들의 대학 졸업식에 참석하러 뉴욕에 갔다 전 남편 제이크(알렉 볼드윈)와 잠자리를 갖고 만다.

하필이면 자신의 일을 도와주는 건축가 애덤(스티브 마틴)과의 로맨스가 막 시작되려던 찰나의 일이다. 둘의 미묘한 관계는 두 번 세 번 그 횟수를 더하게 되고 그럴수록 제인은 자신의 감정과 지나온 과거와 세 자녀의 시선 등으로 고민에 빠져든다.

영화에는 아무리 이혼을 했어도 깨끗하게 남남일 수 없는 한 때 부부였던 두 사람의 소소한 욕망과 감정들이 잘 그려져 있다. 한 이불을 덮고도 쉴 새 없이 동상이몽을 꾸는 남녀의 차이 미묘하게 얽혀 있는 애증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은 보는 이에게 쉴 새 없이 빵빵 터지는 웃음을 주면서도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R등급이지만 보기 불편할 만큼 야하지 않다. 어설픈 B급 화장실 유머도 없다.

대신 중년의 이혼남녀들에 대한 따뜻하고도 깊은 이해가 있다. 깊이 패인 주름까지 사랑스러운 스트립과 불뚝 나온 배를 출렁이며 늑대의 눈빛을 번뜩이는 볼드윈 그리고 '로맨스 그레이'에 너무도 어울리는 남자 마틴은 완벽한 삼각편대로 이 영화를 더욱 재밌고 특별한 것으로 만든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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