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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셜록 홈즈(Sherlock Holmes)] '주먹을 더 잘쓰는' 셜록 홈즈

정장, 돋보기 대신 검댕칠과 연장 세트
탄탄한 원작 덕에 이야기는 흥미진진

지금까지의 셜록 홈즈는 잊어라. 코난 도일의 원작에 나오는 명석하고 냉철하면서도 무심한듯한 매력의 명탐정은 온 데 간 데 없다.

감독: 가이 리치
주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드 로
장르: 액션, 어드벤처
등급: PG-13


가이 리치 감독이 만들어낸 셜록 홈즈는 차라리 '난봉꾼'이다. 일단 지저분하다. 말쑥한 정장은 커녕 꼬질꼬질하게 검댕칠을 하고 다닌다.

돋보기와 수첩 대신 연장 세트를 들고 다니며 아무 곳이나 깨고 부수고 쑤시고 다닌다. 아예 웃통을 벗고 사각링에 들어가 내기 격투까지 한다. 경기 후 술 한 병을 아무렇게나 집어들고 병째 들이키는 것은 예사다.



명색이 탐정인데 범인을 잡아 감옥에 넣는 게 아니라 사고 치고 다니느라 본인이 감옥에 갇히는 일이 더 잦다. 명탐정보다는 괴짜 과학자에 가깝고 머리보다는 주먹이 앞서는 인물 바로 영화 '셜록 홈즈'(Sherlock Holmes)의 주인공이다.

1890년대 런던을 주름잡던 명콤비 홈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왓슨 박사(주드 로)는 주술적 힘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악의 세력 '블랙우드'와 맞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인다. 한데 이 과정 역시 관객과 함께 머리를 굴려가며 치밀한 두뇌 싸움으로 사건을 해결하지 않는다. 오히려 총과 칼과 몸싸움으로 밀고 나간다. 덕분에 눈은 더할 나위 없이 즐겁다. 배경도 근사하고 액션도 화려하다. 두 근사한 남자 배우들의 폼 재는 듯한 연기도 유쾌하다. 가이 리치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비주얼은 참으로 '쌈박'하다.

추리물이 원작인 덕에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다만 영화 속 홈즈의 추리는 치밀한 데이터 분석과 관찰에서 나오지 않는다.

대부분 동물적 감각에 의존한다. 머리를 굴려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귀납법이 아니라 일단 범인을 때려 잡아 놓고 '사실은 이랬던 것'이라는 우격다짐의 연역법이다.

때문에 '유주얼 서스펙트'(Usual Suspect)식의 차가운 긴장감을 기대한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좋다. 해결해야 하는 사건 자체도 지능적 범죄보단 사악한 흑마술에 가깝다 보니 이성의 힘에 호소하는 부분은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대신 한국식 형사 영화 '투캅스' 공공의 적' 시리즈 등이 주는 재미에 익숙한 관객들에겐 딱 맞는다. 영화로만 보면 홈즈는 영국 탐정이 아닌 한국 형사같이 느껴질 만큼 친근하다.

주먹이 앞서야 정의로운 것 아닌가. '셜록 홈즈'는 이렇게 말하는 듯 하다. 그래서 재미있다. 브래드 피트가 잠정적으로 속편의 악역에 캐스팅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기대된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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