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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마리나 델 레이 고급콘도 경매 현장 가보니…입찰자 몰려와 서버 다운까지

41개 유닛 옥션에 800여명 북적
한인들 다수 참여해 낙찰 받기도

부동산 시장의 비수기인 연말임에도 불구하고 LA지역 경매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지난 주말 마리나 델 레이 지역에서 열린 고급 콘도 경매 현장의 열기는 12월 차가운 바닷바람까지 식힐 정도로 뜨거웠다.

13일 오후 1시 마리나 델 레이 지역에 있는 리츠칼튼 호텔. 경매가 진행되는 호텔로 진입하려는 차량 행렬로 일요일 오후 임에도 이 일대에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이 날 경매전문업체인 인텔리 마켓은 마리나 델 레이 지역 콘도 '엘레멘트(사진)'의 50 유닛 중 41개 유닛에 대한 옥션을 실시했다.

이 날 경매에 붙여진 엘레멘트 콘도 규모는 910~1660스퀘어피트로 최소 입찰가는 콘도 크기에 따라 29만 5000달러에서 55만달러로 정해졌다. 좋은 위치에 지어진 새 집을 조금이라도 싸게 구입하려는 경매 참가자들의 눈빛이 번뜩였다.

옥셔니어가 경매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참가자들의 눈과 손이 바빠졌다. 눈으로는 행사장 내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자신이 점찍어 놓은 유닛의 가격 변동을 확인하고 손은 미리 준비된 입찰지에 가격을 써 넣어 곳곳에 배치된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이렇게 모아진 종이들은 한 곳으로 보내져 최고 입찰가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됐다.

행사를 진행하는 옥셔니어는 각 유닛의 가격 변동을 틈틈이 알려주며 '5분' 제한시간을 카운트했다. 각 유닛에 입찰한 최고가가 화면에 나온 뒤 5분 동안 더 많은 입찰가가 나오지 않으면 낙찰되는 방식 때문이다.

참가자가 예상보다 많자 경매 시간까지 길어졌다. 일부는 눈치 작전을 벌이며 주위를 살폈고 또 다른 사람들은 함께 온 가족 친지들과 가격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경매를 위해 사우스 베이에서 왔다는 주부 박모씨는 “부동산 시장이 어렵다는데 경매만큼은 아닌 것 같다”며 “29만5000달러에 나온 205호와 207호를 꼭 사고 싶었는데 경매가 예상보다 치열해지면서 예산을 초과해 포기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미국에서 처음 경매 현장에 와 봤는데 진행 방식이 어렵지 않아 금방 이해가 됐다”며 “내 집 마련의 꿈은 일단 다음 기회로 미루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한꺼번에 입찰자가 몰리면서 경매 서버가 다운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우여곡절끝에 이 날 경매는 4시간을 훌쩍 넘긴 이 날 오후 5시 40분쯤 마무리됐다. 경매 참가자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최종 낙찰가는 입찰가 대비 20~30% 정도 높아진 수준에도 결정됐다. 하지만 분양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정도는 낮은 가격이다.

고객들과 함께 경매장을 찾은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 제프 박씨는 “오늘 경매에 30여명의 한인들이 참여했으며 밝힐수는 없지만 몇 분이 낙찰을 받으셨다”며

“싸게 좋은 물건을 구입하신 분들은 로또에 당첨된 것 같다며 좋아하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곽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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