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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인빅터스(Invictus)] "정복당하지 않는 내 영혼을 위해"

모건 프리먼, 완벽한 만델라 대통령 연기
두 주인공이 주고 받는 '교감' 장면도 볼만

세상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들이 곧잘 일어난다. 90년대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그랬다.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모건 프리먼, 맷 데이먼
장르: 드라마
등급: PG-13


1990년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다 27년간의 지옥 같던 감옥생활을 마치고 석방된 넬슨 만델라는 94년 62%의 지지를 받으며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다. 그러나 흑백 간의 뿌리깊은 갈등은 그가 넘어야 할 높고도 견고한 장벽이었다.

모두가 화합해 평화를 누리는 '레인보우 네이션'(Rainbow nation)을 꿈꿨던 만델라는 95년 남아공에서 개최된 럭비 월드컵을 통합의 계기로 삼기로 한다. 만델라 대통령의 전폭적 지원 아래 약체였던 남아공 럭비 대표팀은 성장을 거듭해 가고 백인들의 스포츠라며 럭비를 멀리했던 흑인들의 마음도 럭비 구장 안에서 점차 하나로 모아진다.



'인빅터스'(Invictus)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모건 프리먼 맷 데이먼 등 '믿을 만한' 이름들이 제 몫을 해 주는 작품이다.

영화는 이성을 마비시키는 팀 스포츠의 집단적 광기에 기대지 않으면서도 경기 장면을 통한 뜨겁고 감동적인 승리의 환희와 뭉클함을 전해준다. 그러면서도 만델라 대통령(모건 프리먼)의 정치적 목표 달성과 국가대표팀 주장 프랜시스(맷 데이먼)의 우승이라는 성취의 과정을 묵묵히 담아내는 전기 영화적인 요소도 놓치지 않다. 대통령과 국가대표팀 주장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인간 대 인간으로 두 주인공이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 힘이 되어주는 '교감'의 장면들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영화가 언제나 지녀왔던 미덕의 연장이다.

모건 프리먼은 완벽히 만델라가 됐다. 투박한 악센트와 질척이는 걸음걸이로 곧고 강하지만 한편으론 여리디여린 만델라 대통령을 멋지게 그려냈다. 맷 데이먼도 호연했다. 살갗의 냄새가 진하게 풍겨오는 듯한 럭비 경기 장면의 박진감은 그의 공이 크다.

영화의 제목인 '인빅터스'는 라틴어 형용사로 '정복되지 않은'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어린 나이에 한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영국의 시인 윌리암 E. 헨리의 싯구이기도 하다. "나를 감싸고 있는 밤은 / 온통 칠흑같은 암흑 / 정복당하지 않는 나의 영혼을 위해 / 내게 임하는 모든 신들께 감사한다…내 운명의 지배자 / 내 영혼의 선장은 바로 나 자신이다"라는 구절은 영화 '인빅터스'의 주제를 잘 드러낸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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