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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임신부 성폭행후 피살…아파트서 흉기 찔려

흑인 용의자 체포

연말을 앞두고 인면수심의 끔찍한 한인 피살사건이 발생했다. 임신 4개월의 30대 한인여성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흑인 남성에 의해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됐다. 이 여성의 태중에는 쌍둥이가 있었으며 임신 18주에 접어든 상태였다.

LAPD퍼시픽 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10시쯤 베니스해변 인근 일렉트릭 애비뉴와 수퍼바 애비뉴 인근 듀플렉스 아파트에서 강은희(38)씨가 상반신을 수차례 칼에 찔린 채 아파트 주인에 의해 발견됐다.

10일 오전 강씨의 집 앞에서 만난 아파트 주인 스프링어(60대)씨는 "'노(No) 노 노' 라는 비명소리를 듣고 강씨의 집에 들어가보니 흑인 남자가 강씨를 겁탈하고 있었다"며 "제지했지만 꿈쩍도 안해 911신고를 한 뒤 다시 돌아가 보니 범인은 사라지고 강씨는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강씨는 곧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신고 접수직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인근에서 달아나던 보니티오 켄트로 워싱턴(22)을 용의자로 체포했다. 경찰은 이날 강씨가 집 앞 도로변에 차를 세운 뒤 아파트로 들어가다 뒤따라온 용의자에 의해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은 특정인을 노린 범죄라기보다 '불특정 살인(Random murder)'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루이스 카렌자 수사관은 "강씨와 용의자 워싱턴은 서로 모르는 사이"라며 "이 지역에서 발생한 다른 성범죄와의 연관성을 수사중"이라고 말했다.

체포된 워싱턴은 10일 살인과 성폭행 등 3개 혐의로 기소됐으며 보석이 불허된 채 수감중이다. LA카운티 검찰은 워싱턴에 대해 사형 구형 여부를 고려중이다. 조사결과 워싱턴은 가주정신병동에 수감됐던 병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9월에는 주택절도 혐의로 335일형을 선고받은 전과자다.

주변에 따르면 숨진 강씨는 5년전 사건 현장인 아파트로 이주해 혼자 살고 있었으며 10여 마일 떨어진 베벌리힐스 한 빌딩 지하에 위치한 'P-1 클리너스' 세탁소를 운영중이었다. 강씨는 무남독녀로 뉴욕에 거주하는 부모가 11일 LA에 도착할 예정이다. 세탁소가 있는 빌딩에서 근무하는 지인들은 강씨가 밝은 성격에 일 밖에 모르던 사람이라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구현.황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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