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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기획 봉사하는 삶이 아름답다] 점심 한 끼로 ‘사랑 바이러스’ 전파

(4) 할렘서 급식 봉사 김명희 선교사…흑인들 ‘대모’ 역할 13년, 불고기 등 한식도 제공

할렘 무료 급식소 봉사 김명희씨


지난 8일 맨해튼 124스트릿 할렘 한복판에 있는 소울세이빙스테이션 무료 급식소. 브니엘선교회 김명희(56) 선교사는 오늘도 이곳에서 ‘밥 당번’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오늘의 메뉴는 피시 버거와 애플 주스. 피시 버거를 받아 들고 즐거워 하는 가난한 이들을 보면서 김씨는 마냥 흡족한 표정이다.

김씨가 뉴욕의 대표적인 슬럼가인 이곳 맨해튼 할렘에서 봉사를 하기 시작한 것은 1997년부터. 13년간 매주 화요일이면 이곳에 나와 노숙자와 가난한 이들에게 점심 배급 봉사를 해왔다.

얼핏 보면 소녀처럼 여리고 수줍음을 많이 탈 것 같지만, 덩치 큰 흑인 300여명을 아들·딸 처럼 여기는 ‘대모’ 같은 존재다.

이곳 급식소를 찾는 주민들은 13년전 40여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300여명에 이른다. 경기침체로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무료 급식소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이들 가운데는 점심 한끼로 하루를 때우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왜 하필 할렘에서 봉사하냐고 물어요. 할렘은 집과 가족이 없는 이들이 가장 많은 곳이지요. 그래서 이곳을 택했어요. 이들이 따뜻한 점심을 먹고 사랑과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김씨는 또 이곳에서 끼니를 때우던 흑인들이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이곳에 와서 직원이 됐을 때, 알코올과 마약을 끊고 자원봉사를 자처하고 나섰을 때 보람을 느낀다.

“상처 입은 사람들이 그 상처를 극복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베푸는 모습을 보면 정말 가슴이 뜨거워져요. 그런 변화들이 제가 13년 동안 봉사를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지요.”

한 때 자기들을 위해 시간을 쓰지 않고 남들을 위해 봉사를 하는 것을 못 마땅해 하던 자녀들도 나중에는 함께 봉사를 하기도 하고, 이제는 커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준단다.

김 씨는 햄버거 같은 양식만 고집하지 않고 가끔 불고기 같은 한식을 서비스 하기도 한다.

8일에 열린 무료 배식 행사에는 뉴저지 필그림교회도 참여했다. 장갑과 목도리 등 크리스마스 선물을 홈리스 300여명에게 나누어 주었다. 모두가 함께 부른 캐롤은 삭막한 할렘을 사랑이 숨쉬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용복 인턴기자 lyb8686@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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