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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기 좋아진다는데 물건 살 돈 없어 ‘발동동’

한인업계 자금난 갈수록 심화…융자 길 막히고 급전도 어려워

#1. 뉴저지주에 있는 커스텀주얼리 회사 S사는 자금압박에 시달리면서 신상품 구입을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경기침체로 경영난을 겪어온 S사는 올해 비즈니스를 꾸려오기 위해 여유자금을 모두 써버린 상태다.

게다가 개인 신용카드도 한도액을 넘었고, 은행의 라인오브크레딧도 막혀 돈을 빌리기 힘든 실정이다. S사 업주는 “미국 경기가 좋아진다는 소식에 희망을 걸고 내년에 팔아야 할 물건을 준비해야 하는데 재고도 없고 자금도 없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2. 플러싱에 2층짜리 상용건물을 소유한 김모씨도 자금 압박을 견디다 못해 파산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5년 전 700만달러에 상용건물을 구입한 김씨는 1층에 식당을 직접 운영하고 4개의 사무실을 세줬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입주자들이 운영난에 시달리면서 2개 사무실이 문을 닫은 후 아직까지 새 입주자를 못찾고 있다. 결국 렌트 수입이 줄어든데다 식당 운영까지 어려움을 겪으면서 은행에 빌린 돈을 제때 못 갚고 있다.

#3 브루클린에서 8년 동안 세탁소를 운영했던 강모씨도 가게를 내놨지만 1년 동안 안팔려 손해를 보고 있다. 강씨는 “매출이 2년 전에 비해 40%나 떨어져 팔아치우고 싶다”며 “그러나 장사가 안돼 구매자도 안나타나 답답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한인업계에 돈이 말라가고 있다. 장사는 안되고, 은행은 돈줄을 죄고, 카드나 사채 같은 급전조차 끌어쓰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인에게 돈을 빌어 쓰고, 개인 신용카드 한도액까지 넘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소상인들이 부지기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고리의 카드빚을 막기 위해 채무조정을 시도하려다 오히려 악성 채무자로 전락하거나 사채를 썼다가 가게 문을 닫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성동현 상법전문 변호사는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파산을 신청하는 한인 소상인들이 2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소상인들은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지만 은행측은 자금난에 시달리는 업소에 돈을 빌려주기 힘든 실정이다.

나종관 BNB뱅크 부행장은 “오바마 행정부의 소기업 대출 정책은 확대되고 있지만 부실 대출이 늘어나면서 자금사정이 나쁜 업주의 대출은 더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중구·최희숙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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