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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기획 봉사하는 삶이 아름답다] 매달 한 번 어르신 머리 손질…회장 바뀌어도 전통은 그대로

(3) 경로회관 ‘무료 이발’ 한미미용인연합회

"어머니, 한달새 머리가 많이 길었어요. 제가 예쁘게 손질해 드릴께요.”

한미미용인연합회 허미경 회장은 매월 마지막주 화요일이 되면 어김없이 연합회 회원들과 함께 뉴욕한인봉사센터(KCS) 코로나경로회관을 찾는다. 이날은 연합회가 ‘이발 봉사’를 하는 날.

지난 2001년 제3대 회장 당시부터 시작된 이발 봉사는 그동안 회장이 수차례 바뀌었지만 올해까지 8년째 계속되며 연합회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자리잡고 있다. 노인들도 월말이 되면 연합회 회원들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당일 시간이 허락되는 7~8명의 임원, 회원들이 참여합니다.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동안 진행되는데, 보통 50여명의 머리를 손질해 드려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대부분 본인의 헤어스타일에 만족해 하시면서, 몇번이고 고맙다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노인들은 굳이 미용실에 가지 않아도 훌륭한 실력을 갖춘 미용사들이 경로회관까지 찾아와주니 기쁠 따름이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노인들에게는 이발비를 아낄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허 회장은 이발 봉사가 시작된 계기에 대해 “미용인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좀 더 의미있는 곳에 사용하자는 선배님들의 뜻이 모아져 시작됐다”면서 “모두들 업소 일을 제쳐두고 자신의 차례가 되면 기쁜 마음으로 봉사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또 “연합회 일부 회원들은 효신장로교회, 퀸즈한인천주교회, 실로암교회도 방문해 별도로 이발 봉사를 하고 있다”면서 “코로나경로회관에서 정기적으로 이발 봉사를 하는 모습에 동화된 일부 회원들이 연합회와는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봉사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회장은 이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이발을 해줄때마다 고맙다며 몇달러씩 저희들에게 팁을 주신다”면서 “이렇게 모아진 팁이 연말이면 1000여달러에 이르는데, 이 돈에 저희가 조금 보태서 노인들에게 필요한 양말, 헤어제품 등을 구입해 선물로 전해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회장은 한인 노인이 많이 입주한 양로원에서도 이발 봉사를 할 계획이었지만, 양로원측의 위생 규정이 까다로워 성사시키지 못했다면서 아쉬워 했다.

안준용 기자 jyah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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