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위기에도 빛난 중국계 은행, 화교 자본 들여와 소형은행 인수합병
커뮤니티에 뿌리…이민자 꿈 함께 일궈
미주협회 구성해 주류사회에도 큰 영향
▷중국계 은행 현황
현재 전국적으로 50여개의 중국계 은행이 영업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계 이민자가 300만명 수준인데다 LA 뉴욕 휴스턴 시카고 등의 대도시 외에도 전국 곳곳에 커뮤니티가 퍼져있어 중국계 은행 관계자들 조차 그 정확한 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남가주 일대에만 20개 이상의 중국계 은행들이 영업중이다. 이 가운데 이스트웨스트(심볼:EWBC) 캐세이(CATY) 프리퍼드(PFBC) 등 LA일대 은행과 휴스턴 소재의 메트로콥 뱅크쉐어(MCBI) 등이 상장돼 있다.
8000개가 넘는 미국 은행 가운데 지난해 12월 현재 영업중인 소수계 은행(지분 51% 이상을 흑인 아시안 히스패닉 여성 등이 소유)의 수는 229개. 중국계 은행이 소수계 은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어서는 셈이다.
중국계 은행의 자산 총계는 정확한 집계가 힘들지만 본지가 파악한 남가주 일대 19개 중국계 은행의 자산 총계는 지난 9월말 현재 325억3063만달러에 달하고 있다.〈표 참조> 지난달 폐쇄돼 이스트웨스트가 인수한 UCBH의 자산까지 합치면 자산 총계는 420억달러를 훌쩍 넘어선다.
중국계 은행들은 지난 1987년부터 미주중국계은행가협회(NACAB.us)를 구성해 어엿한 은행들의 협의체로서 주류사회에도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미국은행가협회(ABA) 소속이기도 한 이 단체에는 중국은행 대만은행 등 중화권 국가들의 중앙은행들까지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
▷M&A와 화교 자본
중국계 은행업계의 발전상은 인수합병(M&A)으로 요약된다. 큰 은행이 자산규모 2억~3억달러 규모의 소형은행을 매입하는 방식이 이들의 주된 성장 전략. 실제 중국계 은행 빅4로 불리던 은행 가운데 제너럴뱅크는 지난 2003년 캐세이에 합병됐으며 UCBH는 지난달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의해 폐쇄된 뒤 이스트웨스트에 넘겨졌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M&A가 비단 중국계 은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계 은행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한인 관계자는 "자신들이 원하는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맞는 소형 주류은행을 인수한 케이스도 여럿 있다"고 말했다.
중국계 은행 성장을 뒷받침하는 또다른 요인은 지난 10여년간 전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중국 자본이다. 중국 본토뿐 아니라 홍콩 싱가폴 인도네시아 등 '중화권' 국가들의 화교 자본이 미국에 입성하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언어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 하지만 뿌리는 커뮤니티에
단일민족인 한인들과는 달리 여러 나라 혹은 민족들로 구성된 중국인만큼 그 안에서 나오는 갈등이 은행 내부에도 그대로 남아있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커뮤니티 내에서도 그렇지만 은행 내에서도 북경어.광둥어 등 쓰는 말에 따라 본토 출신.대만 출신.홍콩 출신.그외 동남 아시아 출신 등 출신 지역에 따라 끼리끼리 모이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자신들의 성장 기반이 되는 커뮤니티에 뿌리를 두는 것은 잊지 않고 있다. 한인커뮤니티와 마찬가지로 중국계 커뮤니티가 미국에서 이만큼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은행업계의 성장이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LA중국상공회의소의 체스터 청 회장은 "은행을 통해 커뮤니티의 부가 축적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중국과 아시아로부터 오는 많은 수의 신규 이민자들이 중국계 은행을 통해 아메리칸 드림을 일구고 있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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